본문 바로가기

나의글

복매운탕

어릴 때 먹어본 것은 복지리이었다.

자주 늦은 시간에 귀가하시는 아버지를 생각해

다음날 아침 일찍 시내로 택시를 타고 가시어

사오시는 어머니의 그 국.

참 오랜 세월이 흘러가버린 추억의 국.

 

오늘 점심 때 친구가 사준 복 매운탕 맛이

끝내주었다.

 

시원하다.

미나리를 또 넣어준다.

무우, 콩나물이 금방 익어

소스에 찍어 먹어보는 맛이

모처럼 별미이었다.

근자에 먹어본 음식 중에서

속을 시원하게 해주니...

물론 전날 전작을 하지 않았지만

 

소주를 한잔 두잔에

이 맛이 살아난다.

큼직하게 썰어 넣은 복고기가

탐스럽게 눈에 들어온다.

살을 발라 먹는 느낌도

오늘 따라 별 다르다.

 

친구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하는

식사는 더욱 편하게 해

기분도 좋고 맛이 있다.

이래서 허물없는 친구와

하는 음식은 보약이다.

 

전에 물건너 근무할 때

복요리라 하는 것은

복사시미... 복회 얇게 썰었다고나 할까

완전히 예술이다.

그렇게 얇게 칼질하기가 넘 쉽지도 않지만

먹기도 부담스러울 정도이었다.

 

한점 한점 집어

찍어서 먹어본 느낌은

바로 본인만 안다.

그 때 따라 맛이 다르다.

 

오늘 점심 때 먹어본 복매운탕은

그 어느 때 먹어본 것보다

맛이 좋아

잊어지지 않을 것 같다.

 

신사동에 있는 가게이었는데

깔끔하게 꾸며진 곳으로

편하게 취한 점심으로 기억하고 싶다.

'나의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간짜장 한 그릇  (0) 2009.10.30
10월의 마지막 날...  (0) 2009.10.30
어느 만남  (0) 2009.10.28
박정희 대통령 제 30주기 추도식 행사가...  (0) 2009.10.26
님들을...  (0) 2009.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