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먹어본 것은 복지리이었다.
자주 늦은 시간에 귀가하시는 아버지를 생각해
다음날 아침 일찍 시내로 택시를 타고 가시어
사오시는 어머니의 그 국.
참 오랜 세월이 흘러가버린 추억의 국.
오늘 점심 때 친구가 사준 복 매운탕 맛이
끝내주었다.
시원하다.
미나리를 또 넣어준다.
무우, 콩나물이 금방 익어
소스에 찍어 먹어보는 맛이
모처럼 별미이었다.
근자에 먹어본 음식 중에서
속을 시원하게 해주니...
물론 전날 전작을 하지 않았지만
소주를 한잔 두잔에
이 맛이 살아난다.
큼직하게 썰어 넣은 복고기가
탐스럽게 눈에 들어온다.
살을 발라 먹는 느낌도
오늘 따라 별 다르다.
친구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하는
식사는 더욱 편하게 해
기분도 좋고 맛이 있다.
이래서 허물없는 친구와
하는 음식은 보약이다.
전에 물건너 근무할 때
복요리라 하는 것은
복사시미... 복회 얇게 썰었다고나 할까
완전히 예술이다.
그렇게 얇게 칼질하기가 넘 쉽지도 않지만
먹기도 부담스러울 정도이었다.
한점 한점 집어
찍어서 먹어본 느낌은
바로 본인만 안다.
그 때 따라 맛이 다르다.
오늘 점심 때 먹어본 복매운탕은
그 어느 때 먹어본 것보다
맛이 좋아
잊어지지 않을 것 같다.
신사동에 있는 가게이었는데
깔끔하게 꾸며진 곳으로
편하게 취한 점심으로 기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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