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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글

간짜장 한 그릇

 

 

언제부터 이런 음식에 익숙해졌는지...

 

어릴 적 저 넓은 마당... 집 담 넘어 흘러오는 내음새.

춘장을 돼지고기 기름과 볶고 또한 양파를 큼직하게 썰어 놓어

같이 큰 팬에 흔들고 볶는 내음새가 진동을 한다.

그 땐 쇼트닝이나 식용유를 사용하지 않아

더욱 구수한 내음새가 그 주위에 퍼진다.

춘장도 검지 않게 풀어서 넣으니

색깔도 옅은 국산 된장색으로 낸다.

 

단 면빨을 뽑기 위해 사용하는 물이

좀 표현하기가 그렇다.

구정물 같이 부옇게 보이나

어디까지나 밀가루 등으로 그렇게 보인다.

 

요즘에 만드는 짜장면은 좀 먹기가 거북하다.

미리 다 만들어 놓은 짜장 소소를

주문 받고 배달하기 전에 살짝 볶아낸다.

그리고 뽑은 면을 그릇에 담아 거기에 부어 놓는다.

무슨 기름을 쓰는지도 모르겠고

위생적으로 어떻게 관리하는지 알 수 없고 하니

먹고 싶은 마음이 없어진다.

 

그러다가 보니 자연히 바로 만드는 간짜장을 먹게 된다.

춘장과 식용유, 양파, 양상추를 볶은 간짜장소스를

면 위에 부어 놓은 것을 안심스럽게 먹게 된다.

고소하다.

또한 식초 몇 방울을 뿌려 먹으면 한결 부드럽다.

양파와 단무지를 같이 먹으면 좋다.

중화를 시켜주니 말이다.

 

그래도 가끔 이 음식은 먹고 싶을 때가 있어

먹어본다.

요즘 방송에서 고발하는 프로그램을 보았을 땐

먹고 싶은 마음이 없어 지겠지만

깨끗하게 만든 음식은 굳이 피할 필요가 있는가 싶다.

자신의 건강에 문제를 주지 않는다면

가끔 추억의 음식을 먹어 보는 건 어떠한가?

 

즐겁게 취하는 음식은 건강을 해치지 않으며

또한 행복, 포만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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