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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글

비오는 청보리밭

Clr: Pale dark Red
Acl: 13.%%
Mkr:Penfolds
Rgn: South Australia
Grpe: 100% Merlot
PX: 10,800won(Org Px: 48,000won)

어제 풍천장어의 고장이자 춘백의 고장인 선운사를 거쳐서
무장에 있는 학원농장에 갔다. 허드러지게 핀 벚꽃과 지다말은 목련, 그 사이로 고개를 내미는 빠알간 춘백,
그리고
30만평의 땅위에 청보리가 파아랗게 자라고 있었다.

시원스러운 풍경과 원두막 한 채.
때맞춰 오는 봄 비.

딱 매칭되는 술이 바로 이 와인이였다.

청보리밭 원두막에서 비록 종이잔였지만,
이 잔에 따라서 마시는 술 맛은 그런대로 일품.

첫향이 바닐라 맛의 구수한 오크향.
이어서 딸기류의 풋풋한 과일향.
마지막에 탄닌이 "나 여기 있소"하고 고개를 내민다.

굿밸런스
부드러운 목넘김.
꼭 봄날의
봄비 속에서 하늘하늘 춤추는 여인네같다.

전체적으로 무난한 술.
마시기 참 편하다.

나는 진한 놈을 좋아하지만,
어제같이 비오는 푸른 청보리밭에서는 잘 매칭된다.
1만원대면 아주 훌륭하고 그 이상이면 별로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