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에 지친 사람들에게 입추의 의미는 심리적으로 큰 위안이 된다. 그런 위안을 시기해서 사정없이 내쫓아 버리는 말복의 무자비한 폭염에서
공존의 삶을 생각하게 된다.
더위 때문에 난 짜증이 다른 일이나 인간관계에 영향을 주어 쉽게 열받고 화부터 내고 본다. 그러나 열을 받는 것은 나 자신이므로 내가 평정심을
찾지 못한다면 모든 원만하지 못한 관계는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나 때문에 생기는 문제다.
나의 마음 속에 출렁이는 화라는 느낌이 다른 사람이나 주위 환경에 의해 생긴 것이라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돌부리가 나에게 다가와서 내 발을
걸어 넘어뜨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그 자리에 가만히 있는 돌부리에 다가가 걸려 넘어지는 것이다. 세상사의 대부분의 일들은 이렇게 남의
탓이 아니라 바로 내 탓으로 말미암아 생기게 된다.
그런 각성이 있어야 계속적인 노력을 통해 끊임없이 보다 나은 사람이 되어 가는 것이 가능하다. 모든 잘못된 것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 행위는
스스로 나아지려는 노력이 없이 자신의 안락만 찾는 지극히 이기적인 행위이다. 자신을 낮추는 겸손이야말로 참된 행복에 없어서는 안 되는
조건이며, 겸손하지 못한 사람들은 대부분 세상을 함께 살아갈 자세가 되어있지 않아 스스로를 세상으로부터 격리시킴으로써 제 발로 행복을
걷어차고 있다.
세상의 수 많은 사람들의 속의 그냥 한 사람이 아니라 나에게 특별한 애정이 있는 한 사람이나 물건 하나로 상대를 생각하면 저절로 서로가
소중해진다. 일단 서로에게 소중한 한 사람이 되면 특별한 감정이 생기고 그런 따뜻한 감정은 모든 희노애락을 녹일 수 있는 강력한 용광로가
될 수 있다.
볼품없는 외모로 결혼을 하지 못한 조각가 피그말리온이 자신이 평소 꿈꾸던 이상형의 여인을 조각하고, 외모처럼 마음씨 곱고, 말씨도 고운
여인이 되게 생명을 불어 넣어달라고 애절하게 신에게 기도를 했다. 그의 간절한 기도에 감명을 받은 신이 결국 조각상을 사람으로 변하게
해주었다는 그리스 신화가 있다.
피그말리온 효과처럼, 처음에는 뭔가를 기대할 수 있는 사람이나 상황이 아니라 해도 지속적으로 긍정적 기대와 관심을 주고 칭찬을 하면, 칭찬을
받는 사람은 자신의 장점도 새롭게 발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느새 주변에서 기대하는 대로의 모습으로 변화해갈 수 있는 것이 인지상정이고
세상살이의 이치이다.
한 컵의 물에 소금 한 숟가락을 넣으면 짜서 마시지 못하지만, 호수에는 소금 한 숟가락을 넣더라도 시원하기만 할 뿐 전혀 짠 맛을 느끼지 못한다.
자신의 존재감만 앞세울 것이 아니라 호수처럼 깊고 넓은 가슴과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상대를 포용하면 한 여름의 폭염도 괴롭거나 두렵지
않고 그냥 익숙한 더위가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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