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다보면 어려운 사람이나 부자연스런 자리에 가야할 경우도 있다. 그런 자리에서는 보통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못하는데, 특히 나처럼 필요한 말 이외에는 잘 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그냥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이 아주 괴로울 때도 많다.
친한 친구와는 아무 말 없이 그냥 같이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하다. 서로간에 의례적인 말이나 필요없는 행동을 하지 않더라도 편하고 마음이 놓이는 사이이기 때문이다.
행복이 일상의 편안함 속에 있듯이 서로 익숙하지 않는 사람들과의 만남자리에서는 상대의 특별함이나 새로움, 혹은 놀라움을 기대하지만, 막상 만나면 친구들처럼 그런 특별함이나 새로움, 혹은 놀라움이 없다는 사실이 긴장하게 되는 이유이다.
억지로 놀라움이나 새로움, 또는 특별함을 찾아 헤맬 이유가 없어져야 상대도 나와 비슷한 사람임을 알게 되면서 경계가 풀리고 마음이 편해지고, 친해지게 된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서로 모르던 사람이나 사물들을 만나 상대의 외모나 행동, 마음 씀씀이나 성격, 혹은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서있는 위치에 호감이 생겨 조금씩 알아가면서 가까워지고 친해지면서 서로에게 익숙해지는 과정이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살이의 과정이다.
친함이나 익숙함은 시간과 세상의 맞물림 속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의 과정에 생기는 결과물이다. 그런 화학반응의 결과는 즐거움이라는 엔돌핀이 나오는 긍정적 만남도 있지만, 이별이라는 아드레날린이 나오는 부정적이고 전투적인 만남도 있다.
살아가는 일상은 이런 모든 결과들을 경험하면서 나에게 유리한 상황을 선택하거나 희망하고 도전하는 과정이다. 힘든 일상이라도 익숙이라는 약에 의해 견디거나 극복하며 생존을 유지하게 된다.
그러나 이런 편안하고 익숙함만을 편향되게 추구하는 심리적 욕구를 적절한 수준에서 통제하지 못하면 스스로를 어느 한 지점에만 고정하여 퇴보시키는 제한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목표를 향한 노력의 길에서 조금 벗어나 당장의 편안함에 익숙해져서 나태해지거나, 고단한 현실에 익숙해져서 체념하거나 적응해서 살면서 세상의 불의나 어려운 이웃에서 눈을 돌리는데 익숙해지게 된다.
체념이나 불편함, 더러움과 이기심, 폭력과 비인간성에 익숙해지고 있지는 않는지 스스로를 자주 되돌아보고 의식적으로 떨쳐버릴 수 있어야 한다. 익숙함과 편안함이 도덕적으로나 사회적, 혹은 양심적으로 거리낌없이 자연스럽고 의식적으로 통제가능해야 자신의 인생살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지인의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긴급정보 입니다 ! "긴급정보" ??? (0) | 2010.08.15 |
---|---|
인생살이와 마라톤, 그리고 공헌하는 삶... (0) | 2010.08.13 |
버스정류장에서 (0) | 2010.08.11 |
아지매 대파주이소? (0) | 2010.08.11 |
함께 살아가기... (0) | 2010.08.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