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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글

하늘을 볼 수없는 태고적 원시림이 살아 숨쉬는 북설악(남 금강)물굽이계곡

2010. 9. 4 토요2010.일

 

07시 30분 신사역 출발

10시 30분 진부령 알프스리조트 도착

10시 31분 산행시작

11시 30분 금강산 12,000봉 중 남쪽 제2봉인 마산봉(1,051.9m) 도착

12시 15분 병풍바위 도착

13시 10분 큰새이령(大幹嶺) 도착

14시 05분 마장터 도착

18시 45분 물굽이 계곡 입구인 진부령 군계마을 도착

18시 55분 군계마을 출발

21시 50분 신사동 도착

 

산행 총소요시간: 8시간 14분

총 도상거리: ?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흘러가는 한반도의 척추인 백두대간 중에서 현재로선 갈수없는 미수복 영토인 휴전선 이북의 땅을 제외한 남쪽의 시발점이 바로 진부령이다. 금강산 향로봉(1,166.2m) - 칠절령(1,172.2m) - 진부령 - 마산봉 (1,051.9m) - 대간령 - 신선봉(1,214m) - 화암재 - 상봉(1,244m) - 미시령으로 흘러가는 남쪽 백두대간의 첫들머리가 된다. 진부령에서 눈물고개 위에 올라서니 저 아래 아름다운 알프스리조트가 일목요연하게 내려다 보이는데, 수 년전 부도로 폐허가 되어가는 것이 참으로 아타깝게 다가온다. 지금으로 부터 30여 년 전 우리집 아이들이 어릴 떄 회사에서 제공해 주는 그 당시 회사 소유의 뉴설악관광호텔에 묵으면서 스키를 타려 알프스리조트로 갔는데, 그날 따라 눈이 꼭 어른 허벅지 깊이만큼 많이 와서 교통이 통제되었는데도 불구하고 택시를 이용해서 알프스리조트로 갔다. 어찌나 멋진 설경이였던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곳이였는데 참으로 아쉽다. 이제는 이용하지 못하는 빈슬로프 곳곳에는 산수국, 엉겅퀴, 벌개미취 등이 군락을 이루면서 각종 야생화가 만발하였고, 시간이 멈추어선 시계탑의 시계만이 흘러간 무정한 세월을 말하고 있었다.  또 알프스리조트 진입로변에는 매물로 나온 주유소, 스키샵, 식당 등이 즐비한데 이제는 영업을 하지 않아서 마치 서부 영화에 나오는 한 장면인듯한 황량한 도시를 보는듯 하다.

 

이곳에서 부터 억새밭을 지나 마산봉까지는 급경사 길이다. 급경사 길을 올라가는데 어디선가 당귀, 잔대, 더덕 냄새가 코를 찌른다. 아마도 야생 더덕밭인가 보다. 시간이 있으면 캐가고 싶지만 오늘은 약채 캐러 온 것이 아니기에 그냥 지나쳤다. 높이 1,051,9미터로 비록 별로 높지 않고 또 길지 않는 1.4km의 급경사길이였지만 1051.9미터의 마산봉까지 오르는데 약 1시간이 소용되며, 해가 보이지 않는 잡목 숲속 길인데도 불구하고 급경사 탓에 땀이 비오듯이 흘러서 세속의 찌든 때를 말끔히 씻어내어 준다.

 

거대한 바위로 이루어진 마산봉에 오르면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서 그간의 땀을 말끔히 말려주면서 일망무제의 전경에 가슴속까지 탁 트여오면서 가슴이 뻥 뚫리도록 시원하게 만들어 준다. 동으로는 저 멀리 동해가, 북으로는 칠절령과 금강산 향로봉이 손에 잡힐듯이 들어오고, 또 남으로는 신선봉 상봉, 미시령이 지척으로 다가온다. 눈 앞으로 다가오는 금강산 만물상과 세존봉이 흰구름을 머리에 이고 손짓하고 있는 모습이 참으로 장관이다. 발아래의 태양열발전소와 썬 밸리골프장을 감상하고 흘린 땀을 말린 후 병풍바위로 내려섰다. 마산봉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병풍바위는 아래에서 보면 꼭 병풍을 두른듯 보이지만 정상은 마치 마당바위처럼 널찍하니 넓다. 시계가 좋아서 황칠봉, 금강산 만물상, 신선봉, 대청봉, 중청봉, 소청봉이 손에 잡힐듯이 다가온다. 특히 오늘같이 비갠 후 구름 한점없이 맑은 날에는 너무나 경치가 선명하니 좋다.병풍바위에서 흘러내리는 능선은 칼바위능선이다. 날카로운 칼날처럼 용이 날개를 세우고 흘러가니 아래서 보면 꼭 병풍같지 않겠는가.

 

병풍바위에서 너덜지대가 형성된 890봉까지는 급경사 내리막 길이다. 원시림이 하늘을 가려 햇빛 한 점 볼 수없는 수해(樹海) 속을 뚫고 30여 분 걸어 내려가면 멋진 암릉으로 이루어진 890봉이 반기며 여기서 부터 그 옛날 인제사람들과 고성사람들이 서로 오가며 물물교환했다는 큰 고갯길인 대간령(大幹嶺, 큰새이령)까지는 바위덩어리들로 이루어진 너덜지대다. 대간령에 도착하니 아무도 없다. 직진하면 신선봉, 화암재, 상봉, 미시령으로 가는 백두대간 종주길이지만, 이 구간은 입산금지구역이다. 좌측으로는 고성군 토성으로 가는 길이고, 우측으로는 마장터, 소간령으로 해서 용대리로 가는 길이다. 우측으로 내려서니 마치  얼마전에 개통되었던 북한산 우이령처럼 아름다운 길이 이어져 있다. 비록 길은 좁고 중간 중간에 물길이 열려있기는 하지만 경치가 좋을뿐더러 원시림이 하늘을 가려서 햇빛 한점 들어오지 않아 어둡고 무서우니 어찌보면 호랑이라도 금방 나올 것같고, 어찌보면 호젓해서 더 이상 좋을 수가 없다.

 

이욱고 문제의 마장터 갈림길에 도착했는데 사위는 적적하고 인간의 그림자 하나 찾아볼 수가 없다. 그도 그럴것이 이 구간은 입산통제 구간이라서 우리가 날머리로 잡은, 즉 대간꾼들의 백두대간 제1구간(혹은 지리산에서 올라올 때는 마지막 구간)들머리인 인제의 농산물공판장과 미시령 앞에는 국립공원직원들이 지키고 서서 입산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은 들어올 수가 없으므로 현재 우리팀만 이 깊은 산 속에 들어와 있기에 사람 그림자조차 찾아볼 수없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리라.

 

이곳에서 좌측으로 나있는 사람이 다닌 것같은 등산로를 따라서 약 1km쯤 갔는데 내리막이어야 할 길이 오르막으로 변하고 물길은 그 반대로 흘러 간다. 어째 이상하다고 생각되어 다시 자세히 보니 반대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물도 내가 가고 있는 등산로와는 반대로 흐르고 있는게 아닌가. 그래서 순간 길을 잘못 잡았나 보다하고 왔던 길을 되돌아서 마장터(707.8m)로 다시 내려 가서 등산리본을 자세히 살펴보니 우측길로 나있기에 우측길로 접어들었다. 10여 미터 내려가니 등산로가 끊어지고 계곡을 건너 가게 되어 있었다. 계곡을 건너니 길은 지그재그로 계곡을 가로질러 건너도록 나있는데, 등산화를 신은 나로서는 참으로 난감했다.

 

하늘을 가릴듯한 원시림과 강처럼 낣고 깊은 계곡, 풍부한 수량, 멋진 암반과 바위, 아름들이 적송숲, 물이끼와 바위단풍, 벌개미취군락의 아름다운 꽃들을 보느라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정신없이 계곡의 중간지점까지 왔는데, 그 앞의 멋진 꽃 구경하느라고 그만 물이끼에 발이 미끄러져서 앞으로 넘어졌다. 양손가락과 무릎에 바위가 박해서 찢어지고 깨져 피가 철철흐른다. 하지만 그게 문제가 아니다. 물속에 넘어지는 바람에 카메라에 물이들어가고 지갑에 물이들어 갔다. 휴지로 대충 닦아내고 피를 깨끗한 물에 씻어내면서 박힌 바위 조각들을 빼내고 휴지로 간단하게 지혈을 한 후 고개를 돌리는데, 저 멀리 우리 일행 중 부부 한 팀이 걸어오면서 나를 봤는가 보다. 마침 반창고 3개가 남았으니 붙이라고 준다. 참으로 고마운지고. 반창고로 지혈을 했는데도 피는 계속 흐른다.

 

옷, 신발 등이 다 졌었는 관계로 찝찝하기에 그 깨끗한 1급수 물에 몈을 감고 깨끗히 씻은 후 젖은 옷은 다시 빨아서 말리느라고 시간이 조금 흘러갔다. 그 사이 일행 8명이 추가로 더 지나갔다. 옷을 말린다고 아무도 없는 적막한 첩첩 산 중에서 조용히 서 있었다.

어찌나 적막했던지 사람 흔적은 커녕 그 흔한 새소리 조차 하나 들리지 않는다. 우거진 원시림 때문에 하늘은 보이질 않고 햇빛이 들어오지 않으니 컴컴하고 어두운 숲 속 계곡 가에 나혼자 만이 있으니 天上天下에 唯我獨存이라. 어찌 이보다 더 좋을 수 있겠는가.

 

그 렇게 한 참을 서 있다가 마르지 않은 옷을 다시 입고 계곡을 따라 내려 갔는데, 500여 미터를 갔더니 조금 전에 지나갔었던 일행들이 다시 되돌아 온다. 왜 다시오느냐고 물었더니 길이없단다.

 

좀 전에 나에게 반창고를 주었던 분이 말하기를 지역민과 통화를 했는데, 길을 잘못들었으니 큰길가로 나오면 차로 데릴려오겟다고 해서 다시 능선으로 올라가서 큰 길을 찾을려고 되돌아오는 길이라고 하면서 자기를 따라오란다. 군말없이 따라가는데 가만히 보니 길도 모르면서 다시 산으로 올라가는게 아닌가. 그래서 내가 말했다. 어차피 길을 잘못들었다면 계곡을 따라가는게 첩경이지 어떻게 산으로 다시 올라가는가? 이제 시간도 얼마없고 곧 있으면 해가 떨어져 앞이 보이지 않을텐데 여기서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으니 나를 따라오라. 내가 길을 안내할테니 하면서 일행을 데리고 다시 계곡으로 갔는데, 그 중 2명은 못믿어웠는지 마장터로 다시 올라가서 좌측으로 나있는 길을 따라 농산물공판장쪽으로 가겠다고 하면서 왔던 길을 다시 올라가고 그 나머지 일행들은 어떤 산이든 산만 보면 길이 훤하게 보이는 내가 길을 안내했다. 이곳에서 부터 길없는 길을 만들어 나갔는데 계곡을 지그재그로 가로 지르기도 했고, 산자락을 넘기도 했으며, 절벽을 오르고, 허리까지 차오르는 급한 물살을 거슬러 가면서 나아갔는데, 한 굽이만 돌면 보일것같았던 날머리는 마치 구절양장처럼 꼬불꼬불하여 좀처럼 나타나지를 않는다. 뒷사람들이 따라오지 않기에 우리는 앞을로 내달렸는데, 또 다시 큰 물이 앞을 가로 막는다. 신발을 벗는 것이 귀찮고 또 조금전에 물에 빠졌던 신발 속은 물에 젖지 않았기에 등산스틱을 이용하여 장대 뛰기를 하였다. 다 건너왔다고 마음을 놓는 순간 아뿔사! 그만 발이 물이끼에 미끄러지면서 다시 물 속으로 풍덩하면서 조금전에 다쳤던 부위를 바위가 다시 한번 더 강타를 한다. 이런젠장할....

날은 저물어 가면서 사위가 어두워지는데 헤드랜턴은 준비한 것이 없으니 마음이 급한 관계로 입술이 타들어가면서 갈증이 생긴다. 다시 지형을 자세히 관찰하니 이제 3구비만 더 돌면 출구가 나올것 같았다. 주위 경치와 원시림이 너무나 좋은데 시간에 쫓기니 경치를 감상할 마음의 여유가 없었지만, 내가 누군가. 볼 것 다보면서 길을 잡아 나갔다. 세구비를 돌고나니 저 앞이 환하게 밝아오면서 억새숲과 아름다운 벌개미취군락지가 나오는데 너무나 아름답다 못해서 황홀하기까지 하다. 이렇게까지 자연이 아름답다니.....

 

이어서 통일사격장이 나타나고 큰 길을 따라서 조금 더 내려오니 군부대와 진부령 3km 전방이라는 표시판 및 군계마을 앞 다리다. 잘 다듬어진 다리 위 풀밭에서 신발을 닦고, 옷을 정리하고 가방을 다시 정리하면서 일행을 기다리고 있는데, 우리가 타고 갔었던 용인관광버스가 저 멀리 나타난다. 그때가 저녁 6시 45분이였다. 만약 이 일행들이 나를 만나지 못하고 다시 산으로 올라 갔더라면 그 깊은 설악산에서 실종되었을 확률이 90%가 넘는다. 급한 나머지 길을 찾는다고 이리 저리 헤매다보면 낭떠러지를 만났을 것이고, 그곳에서 아차 잘못하면 사고나기 십상이며, 또 해가 빨리 떨어지는 깊은 산속에서 어두워져서 길을 잃으면 제자리를 맴돌다가 젖은 옷으로 설악의 야밤 찬 냉기를 견디어 내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등산객들이 산에서 실종되고 또 이로 인해서 사망하는 이유는 모두 다 이같은 이유이기 때문이다. 조그만 북한산이나 청계산 등의 야산과 달리 설악의 깊은 산속은 무척깊고 위험하며 또 한여름이라고 해도 야간의 냉기를 방한복없이 견디어 낼 수가 없다. 그래서 모두 탈진해서 죽는다. 2박 3일간 물 한 방울 마시지 않고 소백산을 종주했었던 나도 물에 젖은 옷을 입고 피를 흘린데다가 어두워 앞이 보이지 않아서 애가 타니 갈증이 생기면서 조금은 힘들어 지는데 하물며 여자 등 일반인들은 어제 참으로 힘든 경우를 치루었다고 생각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47명의 일행 중 이 코스로 내려선 나를 포함한 11명의 사람들은 모두 다 선두그룹으로 기초체력과 등산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이라서 침착하게 대응했기에 살아 돌아왔다고 생각된다. 만약, 그 당시 그들 중 한명이라도 그 깊은 계곡에서 탈진했었다면 아마도 우리는 그를 데려오지 못한체 부득이 다른 사람들이라도 살기 위해서 포기하고 왔을 것이다.

 

산은 이렇게 매정하다. 아니 매정하다기 보단 철저하게 자연의 법칙아래 움직인다.자연의 법칙은 철저하게 적자생존의 법칙이다.

만약 이 적자생존의 법칙을 어기고 쓰잘데없는 종교나 유약한 인간들이 이야기 하는 가식적 동정심이나 연민 따위를 내세워서 같이 살려고 한다면 결국은 모두다 같이 죽게되는게 자연의 법칙이다. 그래서 본능적으로 또는 학습효과로 이를 알고 있는 고산 등반가들은 로프가 꼬이거나 얽혀지면 부득이 아래 줄을 끊어서 살 수 있는 한 사람 만이라도 살게 되는 길을 택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자연의 법칙에는 예외가 있을 수 없다. 인간 뿐만이 아니라 종교가들이 말하는 있지도 않는 神 따위도 결코 예외일 수가 없으며, 심지어 어떤 종교에서 말하는 하나 밖에 없다는 유일신인 하나님 따위도 결코 자연의 법칙에선 예외일 수가 없다. 이게 이 우주를 탄생시키고 유지시키고 있는 천지 자연의 법칙이다. 그래서 얼마 전 천재적인 우주물리학자인 스티브 홉킹박사도 '신이 우주를 창조했다'는 초기의 가설을 버리고 '신은 없으며 우주는 자연의 법칙 즉 순환의 법칙 아래 탄생되었고, 그 순환의 법칙 아래 유지되어 가고 있다'고 했던 것이다.

 

태고의 원시 자연이 살아 숨쉬고 있는 북설악(남금강) 물굽이 계곡

 

마산봉, 신선봉, 상봉, 진부령, 미시령, 대간령에서 흘러내린 물이 모여서 형성된 북설악 물굽이 계곡은 참으로 유장하면서 넓고 깊을 뿐만이 아니라 태고의 원시자연이 살아 숨쉬고 있는 곳이다. 이곳은 지금까지 인간의 자취를 거부해 왔기에 등산로나 탐방로가 없다. 우리도 길을 잘못들었기에 천행으로 탐방해 볼 수 있었던 곳이다. 총 길이가 약 25키로 정도 되는 이 계곡은 날카로운 직벽 병풍 바위와 깊은 소(沼) 및 넓은 계류와 오염되지 않은 맑은 물 등으로 지금까지 내가 찾아가본 우리나라 초일류계곡이라는 소백산 석청계곡, 지리산 뱀사골, 지리산 피아골, 지리산 칠선계곡, 지리산 대원사계곡 등과 가장 오지 중의 오지라는 방태산 미산계곡, 아침가리계곡, 응복산 용소골과 덕풍계곡 등과 비교하더라도 더 웅장하며, 더 깊고, 더 길며 오염되지 않은 계곡으로, 무엇보다도 햇빛이 들지 않을 정도로 울울창창한 원시림과 아름다운 계곡미를 자랑하는 곳이다.

 

이같은 계곡은 인간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소개하지 않아야 하겠기에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고,

이 계곡은 산을 모르는 사람이 개인적으로 찾아들어가면 아주 위험하다. 길이 없는 관계로 나중에 찾아 나올 수없을 뿐만 아니라 한 낮에도 원시림이 하늘을 가려서 해빛이 들지 않는 관계로 어둡다. 때문에 길 찾기가 쉽지 않으며, 인적이 전혀 없는 관게로, 인적뿐만 아니라 들짐승과 날짐승도 얼씬거리지 못하는 관계로 아주 위험하다.

 

지금까지 국내의 수 많은 곳을 찾아 다녀보았지만, 이렇게 길고 웅장하며, 해가 들지 않을 정도로 울울창창한 산림과 화강암 직벽 병풍바위로 이루어진 곳은 처음이다. 우리도 알고 들어 갔던 곳은 아니며, 산행 가이드가 주의 사항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관계로 실수로 들어 간 곳이긴 하지만, 일행 모든 남자들의 이구동성이 "죽을 고생을 했지만 정말로 멋진 곳을 봤다."라고 했을 정도다. 하지만, 여자들은 다른가 보다. 내가 그 말을 했더니만, 죽을 고생을 하고 내려 온 여자가 말하길 " 남자들은  다 똑같네요. 우리 남편도 지금 그 말을 했는데요. 저는 너무 힘들어서 두 번 다시 오고 싶지 않습니다. "라고 말했다.

 

비록 죽을 고생을 하고 조금 다치긴 했지만, 여한은 없고 그 반대로 참으로 좋은 곳을 안내한 자연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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