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아가면서 하루에도 서너번씩 약속을 한다. 그러면서 그 약속이 지켜질지 스스로 확신이 가지 않는 약속도 더러 하게 되고, 그런 약속은 대부분 지켜지지 않게 된다.
우리가 젊을 때인 70년 대까지는 대부분의 약속은 서로의 눈을 보며 새끼손가락만 걸면 되었는데, 아이들이 유치원에 다니던 80년대에는 새끼 손가락을 걸고 엄지로 지장을 짝었다가, 손자들의 세상인 2000년대에는 새끼 손가락을 걸고 지장을 찍고 손바닥을 서로 비벼 복사까지 하더니 최근에는 복사한 손을 양손으로 감싸쥐고 코팅까지 해야 약속이 성립되고 있다.
그런데 지장찍고 손바닥 비비고 손감싸쥔다고 약속할 때 상대의 진실성을 판단하는데 정작 중요한 상대방의 눈은 바로 보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세상 살이가 힘들고 말들만 많지 믿을 사람이 점점 줄어들면서 약속이 지켜질 것이라는 믿음이 희박해지기 때문에 재판에 필요한 서류만이라도 확인에 확인을 하고 싶은 세태를 반영하는 자연스런 행동일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믿는다'는 말은 먼저 '나는 나 자신을 믿는다'는 전제에서 시작한다. 나 자신이 스스로 한 약속을 지킨다면 다른 사람도 그러리라 믿을 수 있지만, 내가 스스로를 속이고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면 스스로 믿음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지기 때문에 상대와의 약속에서도 상대를 믿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항상 자신의 믿음 부족보다는 상대가 나를 속이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어서 믿음을 가지지 못한다고 말한다. 서로 상대에 대한 믿음에 확신을 가지고 있지 못한 것이다. 이해 당사자 두 사람이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서로에 대한 절대적 신뢰가 생길 수 없는 일이다.
자신에 대한 확신을 가지는 일이 그 만큼 중요하다. 자기 확신이 있어야 자신감이 생기고, 그에 따라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믿음이 생겨나게 된다. 자기가 하는 일에 확신이 없으면 그 일을 추진하는데 자신감이 없어지고, 마치 혼자만 세상 속에 내동댕이처진 것처럼 매사가 불확실해지면서 불안하고 소극적이고 부정적으로 변하게 된다.
우리 세상은 함께 더불어 살아가게 되어 있는 구조다. 서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작은 믿음이 소중하고 또 중요하다. 나에게 맡겨진 책임과 의무를 다하기 위해 나는 오늘도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는 아침마다 내가 외는 생활주문도 나 자신에 대한 스스로의 믿음에서 나오는 도전 정신의 발로다.
내가 나 자신을 믿을 때 가족들도 스스로를 믿고 그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서로를 믿고 격려해 웃음과 사랑, 그리고 행복이 충만한 활기차고 윤택한 가정이 만들어지고, 그런 가정에서 사회와 사회생활의 생명이 되는 다른 사람에 대한 믿음이 생기게 된다.
상대를 믿지 못하는 사람은 자신의 이익만 챙기는 사람이 앞서가는 세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상대에게 자신이 손해보지 않을까 하는 두려운 생각을 가지게 된다.
사위는 백년 손님이라며 사위가 오면 장모가 버선발로 뛰어나가 반기고 집에 키우는 귀중한 씨암탉을 잡아 대접한다는 말이 바로 나에게 귀중한 사람일수록 내가 먼저 반기고 대접하고 믿어야 상대도 나를 믿어줄 것이라는 이치를 함축하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기억에 남은 일들 중에서 내가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대접이나 대우를 받았던 경험들이 있다. 이것도 내가 미처 마음을 열지 못했을 때 상대의 활짝 열린 마음 때문에 나의 세상살이에 대한 인식의 폭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믿음도 사랑처럼 내가 먼저 나 자신을 믿고, 상대를 믿어주면 상대도 나를 믿게 되어 서로 믿음으로써 의지하고 협력하게 되어 윈윈하게 되는 것이다. 마치 여러 사람이 모인 곳에서 한 사람이 헛기침을 하면 여기 저기서 다투어 헛기침을 따라하게 되는 것처럼, 내가 상대를 믿을 수 있어야 그 믿음이 파동의 핵이 주위로 확산되어 넓게 퍼져 나갈 수 있게 된다.
내가 나를 믿지 못하고 상대를 믿지 못하면 세상에 믿음은 사라지고, 믿음이 사라진 세상은 결국 나 자신도 사라지게 만들게 된다. 나를 더욱더 잘 살리기 위해서도 나 자신과 상대에 대한 믿음과 관심의 솔선수범이 아주 중요하다.
오늘 만나는 사람들을 내가 먼저 웃으며 인사하고 믿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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