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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글

마라톤 완주는 언제나 하나의 전설이다

어제 조선일보 춘천마라톤 대회가 끝났다. 참가한 2만 여 주자들이 자신의 마라톤 전설을 위하여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서로 경쟁하는 입장이면서도 잘 달리거나 경험이 많는 주자들은 처음 참가했거나 경험이 없는 주자들을 위해 자신이 아는 달리기 요령이나 마라톤 대회 전략을 전수하여 무리없이 자신과의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함께 자극 받고 더불어 발전하는 상부상조의 아름다운 모습들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마라톤 대회에서의 승리는 잘 달리는 사람이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달려가는 주자의 몫이다. 인생을 살면서 아무리 재능이 많아도 끈기와 인내 없이는 이룰 수 없는 것이 대부분이며, 끈기는 열정없이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마라톤 완주가 중간에 시련과 역경에 부딪쳐 그르치게 되면 보통 절망하여 포기하게 되지만, 실패가 뻔한 상황을 성공으로 전환시키는 지혜를 배울 수 있는 곳이 마라톤 대회다. 예를 들어 근육 경련이 일어나 달리지 못하더라도 자신의 마음을 안정시키고 걷거나 스트레칭하면서 역경의 순간을 벗어나면 시련은 있을지언정 실패는 없으며 위기의 순간에도 항상 성공의 기회가 함께 있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체득하게 된다.

인생살이 과정에서도 이기고 있을 때는 모든 것이 쉬우며, 성공의 여신이 손을 들어줄 때는 엔돌핀의 영향으로 러너스 하이에 젖은 주자처럼 모든 것이 순조롭고 행복하다. 그러나 부상이나 탈진으로 포기를 마주하고 있는 주자들은 힘들지만 자신의 승리를 위해 싸울 수 있는 사람이 결국 승리의 결실을 거머쥘 수 있게 된다.

부상입은 주자가 포기하고 싶은 상황에서도 마음을 편하게 가지고 몸에 힘을 빼고 가벼운 발걸음을 앞으로 내딛는 순수하고 열정적인 노력으로 너무나 쉽게 완주의 승리메달을 손에 쥐는 일이 적지 않게 일어난다. 열정적인 사람은 항상 자신의 에너지를 더 편안한 마음으로, 더 확실하고 더 강한 목적의식에 따라 자신의 발걸음을 옮기는데 사용하기 때문이다.

처음 출발선을 떠날 때 가졌던 순수하고 아름다운 완주에의 즐거운 생각을 잊지 않고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노력을 경주할 수 있다면 어떤 어려운 상황도 반드시 극복하고 성공하여 자기 인생에서 아름다운 또 하나의 전설을 만들어낼 수 있다.

완주를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그 결과로 인해 얻는 승리감이나 행복감보다 더 위대하며, 그 과정이 격렬하지 않다면 마라톤 완주에서 느끼는 승리감도 일상의 삶처럼 값싸고 공허한 것이라는 위대한 진리를 깨닫게 된다.

무슨 일이든 그 일의 성공은 성공의 날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날마다 성공의 날로 달려가는 지난한 노력의 과정에서 자라나게 된다. 궁극적인 마라톤 완주의 즐거움만 짜릿한 것이 아니라 그 보상을 얻기 위해 투입한 땀과 훈련 자체가 더 가치있는 일이며, 완주의 기쁨도 크지만 42.195km를 달려온 자체가 즐거움의 상당부문을 차지한다는 말이다.

어제 춘천호반을 달리며 주자들이 세운 전설의 실체는 사실 어제의 완주 자체보다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까지 모두가 쏟아부은 열정 그 자체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