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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글

어린 시절 여름날의 추억과 수박


수박은 어린 시절 특히 여름날 맛보며 느끼던
아스라히 먼 먼 추억을 함께 불러일으키는~
여름에만 먹어야 그 느낌을 가질 수있는 특별난 과일이다~~
 
수박은 어릴 때 더운 여름이면 정말 특이한 느낌으로 다가왔었지~
밭에서 보는 그 줄무늬에 시퍼런 둥근 그리고 큰 과일을 보면서
여름이 비로소 왔구나하고 느끼고 그랬던 시절~
장날에 사온 그 수박은 우물물에 담가 차갑게 해서
저녁이면 꺼내 먹는데 우물물이 차가워서 냉장고가 없던 시절이었음에도
얼마든지 저녁 더위를 피할 수 있었다.
 
수박은 그냥 썰어서 먹기에는 너무 양이 적은 듯해서~
그걸 차라리 화채로 만들어 물과 설탕을 더 타고
거기다 약간 싱겁다 싶으면 참외를 잘게 썰어서 같이 넣기도 하였고~
그것도 뭐하다 싶으면 투명한 우뭇가사리 묵을 잘게 적당히 조금 썰어 넣어
먹으면 차갑게 씹히는 화채 맛은 더 짙어졌었지~
 
수박을 먹으면 자꾸 옛 추억이 소록소록 생각만 난다~
어떻게 보면 추억에 대한 미련은 부모에 대한 고마움과
사람에 대한 정들을 아쉬워하기 때문은 아닐런지~?
 
추억을 담은 수박~
이제는 그냥 하우스 재배로~ 상업적으로 크게 키우고 당도만 올려서 키워내고
운치없는 마트 한구석에 쏟아놓고 오가는 사람을 기다리는 그런 공장식 제품에
추억은 찾아보기도 어렵고 그걸 늘 보는 요즘의 젊은 사람들은 우리만한 추억을
가지고 있지도 않을 것이다~~
 
무더운 여름날 풀벌레 소리 생생하고~
무성한 풀처럼 돋아난 수박덩굴속에서 둥근 모습으로 우리를 반겨주던
바로 그 수박이야말로 진국이다~~
냉장고없이 차가운 우물속에서 적당하게 차가워진 그 수박을 꺼내
가족들과 함께 나눠먹던 그 오붓한 느낌이야말로 가장 세상에서
아름다운 모습인걸 어쩌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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