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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글

不向如來行處行

빨리 저거 쫓아내라 - 不向如來行處行

 

지난 2월 28일 성철이 이 세상에 온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여러가지 행사가 있었던 모양이다.
佛者로서 성철은 大悟覺醒을 한 解脫에 이른 大自由人이었는지는 몰라도 自然人 人間 李英柱의 家庭事는 기구했으니,

八公山 聖殿庵이 바로 그 現場이다. 그의 출가로 그의 집안은 산산조각이 난다. 완고한 유학자였던 부친 李尙彦의 가슴에

못을 박았고, 그의 딸도 훗날 출가해 不必(필요없다라는 뜻인데 왜 필요없다라고 햇는지?)이라는 법명을 얻었다. 졸지에

남편과 딸을 불교에 빼았긴 그의 부인 남산댁은 딸만은 돌려 달라고 사정하기 위하여 성전암을 찾았다가 호되게 내쳐졌으니....
 
"빨리 저거 쫓아내라"라는 성철의 호통에 侍者들이 남산댁을 산 아래까지 강제로 끌고 내려 갔다.
 
일반인들의 균형감각으로는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지만, 스스로 만든 감옥에 갖힌 8년 동안 그가 깨달은 것은 무엇일까?
만나려 온 사람들을 물리치기 위해서 부산 서면 시장통에서 구해온 철조망을 암자 주위에 둘러치면서 자신을 만나려 온

사람들을 만나지 않기 위해서 철조망 안쪽에 자물쇠를 채워 스스로를 가두고는 "갇힌 것은 반대쪽" 즉 세상이라고 궤변을

늘어 놓았던 성철이다. 이를 두고 세상 사람들은 "禪僧다운 한 마디를 던졌다"라고들 하지만, 기실인즉 禪僧다운 한 마디가

아니라 스스로를 위로하고 위안하기 위한 궤변이겠지만, 사람들은 이조차도 좋게 보려고만 한다.
 
그리고,
"빨리 저거 쫓아내라"라니, 그 부인이 무슨 물건도 아니고 '저거'가 뭔 말인지.
 
올바른 깨침을 얻었다면 만사에 걸림이 없는 대자유인이였을텐데, 무엇이 무서워서 쫓아내라 했을까?
그냥 흘러가는 물처럼 無心이면 좋았을터인데....
 
오는 사람 막지 말고 가는 사람 잡지 않는 물처럼.....
좀 아쉬운 대목이다.
 
그냥 흐르는 물처럼, 스쳐지나가는 바람처럼 그렇게 자유로워질 수는 없었을까?
애닯아 찾아온 남산댁은 자연인이라서 그렇다손치더라도 그는 대수행자다운 풍모를 보여주었다면 좋았을 것을....
 
아래는 그가 8년간 '洞口不出'하면서까지 죽치고 있었던 성전암 柱聯이다. 이러니 깨침이 부족하여 無碍自在하지
못하였을 터...
 
 
 
丈夫自有衝天氣   장부가 스스로 하늘을 찌르는 기운이 있으니
 
不向如來行處行    부처가 가는 길은 가지 않는다.
 
한문 공부하지 않았던 이들을 위해서 자세히 풀이해 주면
 
丈夫는 自. 有衝天. 氣 하니
不向. 如來行處. 行하라. 라고 방점을 찍어서 읽으면 해석이 쉬울 것이다.
 
즉 장부는 自(스스로) 衝天(하늘을 찌르는) 氣(기운이) 有(있으니)
不向行(향해서 가지마라) 如來行處(여래가 가는 곳으로)
 
한문은 구성만 알면 이같이 쉽다.
 
그는 불교의 108公案(話頭)을 모은 후 그에 대한 이해에 도움이 될만한 각종 문헌자료들을 제시한 '本地風光'을 저술한 후 "

이 책으로 부처님께 내 밥값을 했다."라고 자랑스러워했다고 한다.
 
* 성철이 걸어 온 길
 
합천 海印寺 白蓮庵 出家
문경 봉암사에서 다시 지핀 禪風의 길
경남 통영 안정사 闡提窟 2년 修道
대구 八公山 700m고지에 있는 把溪寺 聖殿庵 8년 洞口不出(1955<40대 중반> ~ 1963(<50대 초반>) - 자기를 버린
                                                                                                                                               10년 정진
경북 문경 金龍寺의 첫 대중 법회(1965)
해인사 백련암의 백일법문(1967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