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리는 한강가에서
서정주
江물이 풀리다니
江물은 무엇하러 또 풀리는가
우리들의 무슨 서름 무슨 기쁨 때문에
江물은 또 풀리는가
기럭이같이
서리 묻은 섯달의 기럭이같이
하늘의 어름짱 가슴으로 깨치며
내 한평생을 울고 가려했더니
무어라 이 江물은 다시 풀리어
이 햇빛 이 물결을 내게 주는가
저 밈둘레나 쑥니풀 같은것들
또 한번 고개숙여 보라함인가
黃土 언덕
꽃 喪輿
떼寡婦의 무리들
여기 서서 또 한번 더 바래보라 함인가
江물이 풀리다니
江물은 무엇하러 또 풀리는가
우리들의 무슨 서름 무슨 기쁨 때문에
江물은 또 풀리는가
<易地思詩-3>
봄은 얼음처럼 닫힌 마음도 풀게 한다.
민들레 쑥 언덕의 무덤들 과부들과 같은 낮고 소외된 존재들에게 봄은 희망이다.
언 강이 풀리고 대지에 아지랑이가 피면 긴 설움은 기쁨이 될 것이다.
봄처녀 제 오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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