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무궁화/ 無窮花
한국엔 무궁화가 한창인데 괌(Guam)에는 무궁화와 한통속인 히비스커스(hibiscus)가 싱그럽네. 우리 국화(國花) 무궁화도 히비스커스도 한문으론 목근(木槿), 목본(木本) 곧 나무에서 피는 꽃인 까닭이다. 꽃 모양이 흡사한 양귀비, 접시꽃, 연꽃 같은 초본(草本)의 부용속(芙蓉屬)과 아욱과의 접시꽃 촉규화(蜀葵花)와 구별하여 무궁화와 히비스커스를 목부용(木芙蓉)이라고도 한다. 예부터 무궁화는 끝이 없이 아름답다는 말인데 여기 열대의 히비스커스도 매혹적이다.
무궁화(無窮花)의 땅 우리나라를 옛날부터 근역(槿域), 무궁화 많아서 아름다운 꽃의 나라! 우리 무궁화만 도 200가지나 된다니, 히비스커스 열대 종이야 말할 나위 있을까. 무궁화는 아침에 피고 저녁에 시들면서 계속해 한 나무에서만 도 수많은 꽃이 7월부터 온 여름 내, 나아가서 10월까지도 끝없이 피어서 무궁화가 아닌가. 심지어 무궁화 한 그루에 100일 동안 3천 송이도 피운다니 까. 괌의 히비스커스 역시 그런 것 같으니 싱그럽고 화려함도 같이 아름답구나. 색상도 다양해 무궁화의 홍단심(紅丹心), 백단심(白丹心)이 있고, 홀 꽃과 겹 꽃이며, 씨로도 꺾꽂이로도 생육하니 햇볕이 드는 곳이면 어디나 쉽게 자란다. 겨울이 추워도 잘 견디니 괌 같은 열대의 히비스커스야 말할 게 있겠는가. 우리나라 꽃이 상징하듯, 한국인도 세계 어디를 가든지 잘 견디며 잘 적응하지 않는가, 아름다운 무궁화와 히비스커스처럼.
한문 고전(古典) 시경(詩經 鄭風 有女同車)에도 무궁화가 순화(舜華)로 나타났으니, 함께 수레를 탄 아가씨 얼굴 아름다운 무궁화/ 히비스커스 꽃과 같다(有女同車 顔如舜華)고.
有女同車 顔如舜華 한 수레에 탄 여인 얼굴이 무궁화와 같아
將翶將翔 佩玉瓊琚 나풀나풀 날아올라 패옥 소리도 아름답네.
彼美孟姜 洵美且都 저리 어여쁜 맹강여인 진정 곱고 우아하니
有女同行 顔如舜英 수레에 함께한 숙녀의 미모 무궁화 꽃송이.
將翶將翔 佩玉將將 팔랑팔랑 흔들거리며 보석 소리 쟁쟁 하니
彼美孟姜 德音不忘 저 아리따운 맹강여인 목소리도 못 잊겠네.
3천 년 전 고대 춘추시대에 지어진 무명씨의, 운(韻)과 대(對)를 맞춘 시체(詩體)로 4언 시의 부(賦)이다. 맹(孟)이라는 이름에 성은 강(姜)씨, 강 씨네 맏딸일 것 같다. 지금의 산동성(山東省) 공자가 살던 지역, 고대에 조선을 포함하기도 하는 소위 동이(東夷)의 땅이다. 거기 제(齊)나라에는 강(姜)씨가 많고 세력이 있었다는 것. 시경의 이 시로 인하여 맹강은 일찍부터 미녀의 대명사로 고전 문학에 언급된 무궁화 미녀 맹강(孟姜)이다. 정(鄭)나라 풍(風)의 섹시(sexy)하고 음분(淫奔)한 시(詩)가 아닌 가하고 송나라 주희(朱熹)가 언급했다. 보석으로 치장한 미녀(美女)는 화려하고 황홀한 얼굴의 흐드러진 무궁화, 뇌쇄/惱殺의 히비스커스에 견준다.
'지인의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Two Lovers' Point/ 두 연인의 벼랑 (0) | 2021.08.27 |
---|---|
Magellan Monument (0) | 2021.08.27 |
Guam Rail/ 괌 뜸부기 (0) | 2021.08.21 |
대양주 제도 (0) | 2021.08.18 |
코로나 감염검사 (0) | 2021.08.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