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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글

Guam Rail/ 괌 뜸부기

Guam Rail/ 괌 뜸부기


물닭[水鷄], 등계(䳾雞), 계칙(鸂鷘), 세계적으로는 1백 가지도 넘는다는 데 우리나라에 오는 뜸부기 철새도 몇 종류가 된다니. 6-9월 사이 여름 동안 새끼를 치고 10월 초면 한국을 다 떠나가는데, 겨울에는 보르네오(Borneo)와 필리핀(Philippine) 등 동남아시아에서 지낸다. 1970, 80년대 이전에는 한국 전역의 논에 흔했지만 지금은 서식지 훼손으로 개체가 급감해 천연기념물로 보호하고 있는 실정, 고향 친구에게 물었더니 요즘 무 논에서 뜸부기 보기 어렵다고. “뜸! 뜸!” 그 외 마디 소리, 우리에겐 깊은 정서로 배어있는데.......
여기 괌(Guam)에서도 그렇게 많았다는 괌 뜸부기(Guam Rail)가 안 보인다네. 인공적으로 10년 전쯤에 다시 방사(放飼)했다는 괌 남쪽 아주 작은 섬에나 가야 볼 수 있다. 우리의 벼 논에 흔히 서성이는 정든 이름 그 뜸부기의 일종이겠지만 그들도 태평양을 날아가다가 머문 섬이 너무나 평화스러워 여기 정착 했을 것이다. 흰눈썹뜸부기(white eyes crake) 종류라는 데, 그래도 괌에만 있던 뜸부기를 달리 특징 짓는 까닭은 오랜 세월 너무나 평안하게 살다가 보니 천적이 없어 도망갈 위험조차 없어져서 날개 기능이 퇴화한 새. 여기가 그들의 낙원이 아니었겠는가, 남태평양 섬들에 정착한 새들에게 위험이 없어 날아갈 필요도 없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래서 호주와 뉴질랜드의 키위(Kiwi)는 날개가 있어도 나는 기능을 완전히 상실하는 바람에 못 나는 새가 된 것처럼. 그런데, 세상은 변하고, 2차 대전 후 솔로몬 군도에서 괌으로 돌아오던 미군 짐짝에 숨어온 갈색 나무 뱀이 번식하면서부터, 흰 눈썹의 괌 뜸부기들이 점차 줄어들다가 마침내 절멸(絶滅)되었다고 1981년에 선포되었다는 것이다. 남태평양에만 살던 희귀종(稀貴種) 괌 뜸부기가 지구상에서 영영 사라졌다니 슬픈 사연이 아닌가! 괌의 본토인 차모로(Chamorro)사람들은 괌 뜸부기를 ‘코코(koko)’라고 부르며 전에는 아주 많아 흔히 식용 했고, 날지는 못해도 빨리 달아났다고 했다.
그런데, 수잰 메디나(Suzanne Medina)는 야생 동물 자연 보존 연구팀과 함께 그 위기 직전에 21마리 괌 뜸부기를 야생에서 생포하여 번식하게 하였다고 한다. 40년 노력에 뱀이 없는 북 마리아나 제도 연방에 소속된 괌의 북쪽, 사이판의 남쪽 로타(Rota) 섬에는 200여 마리의 괌 뜸부기가 멸종 될 뻔했다가 지금 생존하고 있다니 말이다. 자기 인생 대부분을 바쳐서 그녀는 괌 뜸부기를 다시 번식 시키는 비밀을 발견했으니, 섬에 뱀과 고양이가 한 마리도 유입되면 다시 멸종 위기가 온다고 한다. 이제는 북 마리아나 제도 연방에 속한 작은 섬 로타와 이 괌 남쪽 끝의 산호초 고리인 보초(堡礁/ Barrier reef)에 95에이커의 작은 섬 코코스(Cocos)에도 80마리나 살게 했다. 괌의 해군 기지를 지나 남쪽 끝에서 차모로 본토인이 파는 작은 바나나 한 송이를 사면서 그쪽을 바라다보았다. 괌 뜸부기를 직접은 못 봐도 거기 그들 생각 만으로도 내가 어제는 기뻤다, 영원히 없어질 뻔했던 괌 뜸부기를 살려서 거기 보존해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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