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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글

Two Lovers' Point/ 두 연인의 벼랑

Two Lovers' Point/ 두 연인의 벼랑

여기 두 연인 상(戀人 像), 영원한 사랑(a perpetual love)을 승화 하는 소박한 조각상이 태평양의 파란 하늘과 푸른 바다 만큼이나 아름다운 아이콘(Icon)이 되었다. 작은 섬의 서북 쪽 끝에는 예상 밖의 낭떠러지가 있고, 자외선이 강렬한 햇볕 아래 큰 바다 위로 절벽이 빚어낸 쓰도록 달콤한 전설[a bittersweet legend]의 배경이 되었다. 디테일(detail)도 없이 놋쇠로 높이 추상화 한 남녀 한 쌍이 서로 바싹 부둥켜안은 형상인데, 강력한 태풍이 망가뜨려서 고철(古鐵)로 폐기된 채 버려졌고, 훗날 다른 한 쌍의 남녀가 힘들게 그걸 찾아내어 녹슬고 일그러진 그 헌 쇠를 사다가 또 한 솜씨 꾼을 만나 펴고 닦아서 다시 그 자리에 세운 것이 지금의 ‘두 연인의 조각상(Statue),' 해마다 수십 만 명이 온다는 데, 코비드-19의 재난에 자동차 서너 대만 주차 되었을 뿐 오히려 성스런 정적처럼 백일(白日) 천하에 벌거벗은 청춘 커플이 삐죽 높다랗게 사랑의 유토피아를 연출하고 만 있다.
스페인 식민 시대에 섬의 땅도 많이 소유하고 존경 받는 아주 부유한 스페인계 사업가와 본토인 차모로(Chamorro)의 부족 마갈라히(Mgalahi) 추장 딸과의 사이에는 섬 사람들이 다 칭송하는 아름다운 맏딸이 있었다. 유력한 그녀의 아버지는 어여쁜 딸에게 괌의 최고 신랑감인 막강한 스페인 군대의 대령(the Captain)에게 시집가라고 했다. 딸은 원치 않았고, 괴로워하다가 집을 뛰쳐나가 마냥 달아났다. 섬의 끝까지, 거기서 차모로 평민 총각 하나를 만났으니 소박하나 건장한 그가 친절하였고, 달이 솟아 오른 밤 파도 소리에 둘은 사랑을 속삭이고, 재회를 약속했다. 자유는 무엇이고, 사랑은 무엇인가? 자유에 사랑이 있고, 사랑엔 자유가 있어야 하나. 권력과 부요와 명성이 추구할만하더라도 거기 진정한 자유와 순수한 사랑의 프시케[靈魂/psyche]가 없으면.......
그녀의 아버지가 알고 서둘러 결혼 시키려 하자, 자유는 집을 빠져나왔고, 진정한 사랑을 만나러 절벽의 포인트로 갔다. 아버지는 서둘러 스페인 병사들을 풀어 추격했으니, 두 연인은 군인들의 포위와 절벽 사이에 직면했다. 둘은 자유와 사랑의 황홀경 속에서 부둥켜안은 채 하나가 되었다. 검디 검은 긴 둘의 머리카락을 하나로[into one knot] 묶었다. 한 몸이 된 두 연인은 절벽 아래의 쪽 빛 짙푸른 태평양, 사랑의 바다 속으로 몸을 날렸다, 영원한 사랑의 유토피아로. 그 뒤로 그 절벽은 ‘두 연인의 영원한 벼랑(the Two Lovers Point)'이 되었고, 두 유한한 인간[two mortals]이 진정으로 사랑에 빠지면 영원한 사랑(a perpetual love)이 된다고 말해주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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