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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글

The National Foundation Day / 하늘이 열린 날

The National Foundatuion Day/ 하늘이 열린 날
1) 우리가 물이라면 새암이 있고/ 우리가 나무라면 뿌리가 있다/ 이 나라 한아버님은 단군이시니. 2) 백두산 높은 터에 부자요 부부/ 성인의 자취 따라 하늘이 텄다/ 이날이 시월 상달에 초 사흘이니. 3) 오래다 멀다 해도 줄기는 하나/ 다시 필 단목 앞에 삼천리 곱다/ 잘 받아 빛내오리 다, 맹세 하노니. 이 개천절 노래는 광복절 노래와 함께 위당 정인보(爲堂 鄭寅普/ 1893-1950)의 작사이다. 그는 양명학(陽明學)에 조예가 있었고, 스스로 유심론자(唯心論者)라고 했으며, 한국사에는 민족의 얼을 강조했고, 한문과 한글을 똑같이 사용했다. 6.25때 납북되어 그해 사망했으나 공산당에 협조하지 않아 반동이 원인이었을 것이란 추론만 있다.
개천(開天)은 시작이라는 뜻이니 하늘이 열렸다는 말로 개천절(開天節)을 삼은 것이다. 그것은 본래 음력의 상달인 시월 초 사흘이었다. 상달은 옛날부터 우리 민속에서 하늘에 제사를 지냈으므로 제천일(祭天日)이 내려왔고, 함경도에서 시월 초 사흘에 하늘에 제사를 지낸 향산제(香山祭) 풍속이 있어서 개천절의 유래로 보고 채택했다고 전한다. 1948년 8월 15일에 대한민국 정부가 성립하고 나서 단군 기원의 시작으로 단기(檀紀)를 채택하였고, 1949년 10월 3일부터 국경일이 되었다. 음력 시월 초 사흘이었던 것을 양력 10월 3일로 바꾸어 결의한 것이다. 그 기원(紀元)을 기원전 2333년 음력 시월 초 사흘에 하늘의 하느님인 환인(桓因)의 명을 받은 환웅(桓雄)이 하늘에서 태백산 신단수(神檀樹) 아래로 내려와 홍익인간 이화세계(弘益人間 理化世界)의 대업을 시작한 것을 기리는 날이다.
개천절 이전에도 이미 민속적인 절기로 축제가 있었으니 역사적으로는 고구려의 동맹(東盟)과 부여(夫餘)의 영고(迎鼓)며, 동예(東濊)의 무천(舞天), 변한과 마한의 계음(契飮) 같은 명절과 관련한 음력 시월의 축제로 이어졌다고, 그런 절기로 먹고 마시며 즐겼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하늘에 감사하고 나라와 공동체의 결속을 위한 축제였다는 뜻이다. 민속에서는 상달의 제사로 민간에 유지되었던 것과도 관련이 있어서 시월로 정해진 것이다. 우리, 곧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는 집안의 족보처럼 줄기가 있어야 하고, 그 근원이 밝아야 하였으므로 국가의 기원(紀元)을 재확립하기 위해서라도 개천절이 우리나라의 기초가 시작된 날로 기리게 되었다. 정인보의 개천절 노래가 그것을 잘 대변한다, 나무에 뿌리가 있고, 강물의 근원이 있듯이. 그 한 뿌리와 한 근원에서 흐르고 뻗어서 오늘 우리의 대한민국이니 그 뿌리 튼튼하고, 그 줄기 굳세어서 억만 가지의 창성(昌盛)을 이어가야 하리라, 하늘이 이 땅에 열린 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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