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의 정채(精彩)
한글날에 우리 언어를 생각한다. 한글은 한국에서 창제 되어 일상 언어로 사용하는 한국의 글이다. 글이란 말을 적는 체계의 부호인데, 우리의 생각이나 학식의 내용을 글자로 적는 표현의 방법이다. 글에는 말로 나타내는 입 글(spoken language)이 있고 눈으로 읽을 수 있도록 보여주는 쓸 글이 있다. 한문으로 입 글은 입으로 소리를 내서 뜻을 전달하는 구어(口語), 영어로는 오랄 랭귀지(oral language)라 한다. 그 뜻을 볼 수 있도록 그리고 써서 나타내는 쓸 글은 문어(文語), 리튼 랭귀지(written language)다. 한글은 인간의 의사소통의 수단인 언어를 입 글로도, 쓸 글로도 곧 구어와 문어를 자유자재로 아주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대단히 편리하고 배우기가 쉬운 언어라고 지금 세계가 높이 평가한다. 특별히 문자로서의 기능이 가장 탁월하다는 칭상이다. 더구나 컴퓨터에 글자를 치는 데에도 잘 적응할 수 있으니 얼마나 놀라운가!
세상에는 4천 개 이상 언어의 기록 문자가 있다는데, 모든 소리를 표기할 수 있는 기록 체계를 갖춘 완전한 문어는, 순수한 알파벳 기능의 9개 부류가 된다고 도 하니 소위 아홉 개의 알파벳(9 alphabets)이라고 한다. 영어, 불어, 독어, 스페인어 등의 모체가 되는 1) 라틴어(Latin) 계통, 2) 희랍어[Greek], 자음만 있어 모음을 추가할 때의 3) 히브리어(Hebrew), 자음에다 모음을 붙여도 모든 그들의 방언을 다 표기할 수 없는 4) 아랍어(Arabic), 5) 키릴어(Cyrillic language)는 러시아를 중심으로 널리 사용되는 소위 슬라브어(Slavic lnguage)로 더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864년 보리스 1세가 공식화한 문자로 클레멘트의 스승인 키릴루스의 이름에 붙여서 키릴 문자라고 하는데, 희랍어, 라틴어, 히브리어의 영향을 크게 받아서 알파벳 모양이 라틴어와 희랍어의 혼용이다. 6) 아르메니아어(Armenian)와 7) 조지아 어(Georgian)는 희랍어의 영향을 받은 알파벳이고, 맹인을 위해 만들어진 손가락으로 쓰고 읽는
점자(點字/ Braille)가 있다. 끝으로 9) 한글이 그 완벽한 알파벳 체계의 문자이다. 나는 그 9개의 세계 알파벳 시스템의 문자 중에서 한글과 라틴 계열의 영어를 배웠고 독일어를 좀 하다가 중단했으며 스페인어는 1주일 동안 집중적으로 공부해서 사전을 들고 남미를 여행한 적이 있다. 한 이태 고전 희랍어를 선택 과목으로 공부해서 성서를 좀 독해하다가 그만 두었고, 일본어는 두어 달 학원을 다녔던 것 뿐이지만 마음먹으면 그래도 쉽게 배울 것 같았던 기억이 있다. 한문은 한글보다 먼저 천자문을 배웠으나 자연스레 조금씩 익혀오면서 꾸준히 사서삼경을 좀 보다가, 만년에 집중하는 중이다. 언어 학습은 방대하고 힘든 과업이지만 호기심과 흥미가 가득하며, 그 익혀가는 묘미 또한 엄청나다고 생각한다. 심층적으로 문화와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언어 학습이 대단히 소중하다. 물론 우리말인 한글도 계속 배워야 한다.
언어학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세계의 모든 문어(文語)의 기록 체계[orthographies]에는 4가지 범주로도 나눈다. 개체의 소리를 나타내는 모음과 자음을 갖춘 1) 알파벳(alphabet)의 언어는 라틴어와 희랍어와 크릴 어 등의 언어들이다. 알파벳이란 희랍어의 첫 두 글자의 이름으로 알파(α)와 베타(β)에서 나온 말이다. 2) 자음 문자, 히브리어와 아랍어가 그 대표적이니 약간의 모음 표기가 있을 정도이다. 3) 음절 문자(音節文字), 일본어가 그 대표적인데 다른 알파벳 문자에서는 모음과 자음이 독립된 데 반하여 일본어는 자음과 모음이 한 세트로 되어서 음절로 나타나며 쌍 자음이나 복합 모음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라 일본어를 배울 때 ㄲ이나 ㅋ과 같은 발음이 어렵고 한글의 ㅢ, ㅚ, ㅙ, ㅞ 등과 같은 복합 모음을 거의 분간하기 어렵지 않던가. 그런 경우를 음절(syllables) 문자라고 분류한다. 4) 상형 문자[logographic]가 있으니 고대 이집트의 상형 문자가 있고 한문(漢文)이 그것이다. 수많은 각 글자가 다 뜻과 소리를 동시에 지니고 있으니 알파벳으로는 표기할 수가 없어 그 소리 만을 나타내기 위하여 라틴어의 로마자를 차용해서 발음 기호로 삼는다. 그러나 한글은 소리 글자로 세상의 모든 말과 소리를 대개는 다 기록할 수가 있으니 얼마나 편리한가. 대단히 과학적이고 체계가 확실하고 무엇보다 아주 쉽다, 소중한 우리 한글의 정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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