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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글

Trick o Treat?

Trick o Treat?/ 장난칠까요, 환대하실래요?


호박에 얼굴 모양으로 구멍을 뚫고 속에 불을 켜서 만든 등불인, 도깨비 불(jack-o'-lantern)을 들고 가면을 쓴 채 아이들이 이웃집들을 찾아다니면서 어린아이부터 귀엽게 초인종을 누르고 문간에 서서 소리친다, “트릭 코 크릿(Trick or Treat)?" ‘우리를 환대 해주지 않으면 장난 칠 테요’ 라는 귀여운 으름장이다. 짓궂은 아이들은 재미로 계란을 창문에 던지는 경우도 있다 지만 실상 그런 해코지는 거의 없다. 멀찌감치 에서 그 어린이 부모들도 아이들의 보호 차원에서 뒤따르면서 지켜본다. 그러면 집안에서는 불을 켜두고 기다렸다가 어린이들을 환대하기 위해 미리 캔디와 같은 달콤한 초콜릿 과자 같은 것들을 준비해뒀다가 작은 봉지로 나 한 주먹 쥐어서 아이들에게 조금씩 나누어 주면서 환영하고 대접해준다. 저마다 아이들은 대접으로 준 선물을 받으면서 ‘땡큐!’ 하면서 돌아간다. 그렇게 아이들은 초저녁 어둑 하면서 시작하여 이웃을 돌면서 그런 사탕과 과자들 한 자루 거두어 가지고 뒤따르던 부모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와서 며칠을 두고 사탕을 다 먹지 못할 정도로 간직하면서 좋아한다.
아이랜드(Irish)와 켈트(Celtic) 민속 전설의 으스스하고 귀살스런 도깨비 불[will-o' the-wisp]과 같은 것을 만들어 가지고 다니면서 놀래게 한다는 상징으로 재미를 연출하면서 명절을 뜻 깊게 해온 유럽의 오랜 할로윈 관습이다. 마치 우리네 정월 대보름 밤에 쥐불 놀이처럼 아이들의 재미로 보면 된다. 다만 그 배경이 무엇이며 왜 그런 풍속인 가를 알아두면 문화적 역사와 인간의 관습을 감지하므로 그 의미를 더할 수 있을 것이다. 위의 행습은 지금 미국에서의 할로윈 풍속인데, 그 근원은 유럽에서 본 따온 것이지만 유럽에서는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도 한 모양이나 내가 거기서 할로윈을 직접 목격하지는 못했다. 내 겪었던 미국의 ‘트맄 오 트맅(Trick or Treat)만을 간략히 기술해본 것이다. 귀신이 나올 것 같은 으스스한[spooky] 환영(幻影)의 그림이나 모형, 해골 모양을 창문이나 집안에 아이들과 함께 장식을 하고 그런 기분을 실감하도록 귀신이 나올 것 같은 집에 거미줄을 그려 놓는다 든 지, 우리 식으로 하자면 염라 대왕이 삼지 창을 들고 있는 형상 같은 상징도 만들면서 할로윈을 기리는 문화적 현상이다. 집 뜰에는 지나는 사람들이 보고 즐기도록 큰 호박을 사다가 속을 털어내고 구멍을 뚫어 사람의 입과 눈과 코 모양으로 도려서 그 속에 불을 켜서 두면 멀리서 도깨비 형상이 되게 우스꽝스런 모습이 된다. 물론 상가(商街)에선 아이들이 즐기고 어른들도 어린 추억과 함께 명절 분위기를 즐기면서 그런 장식품과 캔디 등을 사야 하는 분위기는 사업적 수익도 노리는 가을 절기이니 대목도 된다. 온갖 가면 복장과 상징물의 장식을 값싼 노동력의 중국산 장난감 등을 여름 내 제조해서 오늘 저녁까지 미국 소비자들이 즐기도록 하는 상업적 경제 효과도 있다. 어른들도 파티를 하거나 가족들과 함께 귀신 나오는 영화를 함께 즐기기도 한다.
그런 귀신 현상은 죽은 영혼이 천당에도 지옥에도 못 들어가서 방황 하다가 이날에 안정된다는 전설에 기인한다고 한다. 기독교적인 명절인 중세기 때부터 유럽 민속과 혼합된 관습이 되어서 제성도일(All Saints Day)인 10월 31일 또는 시월 마지막 주일이 되어야 천당이나 지옥으로 귀결된다는 비기독교적인 민속이 혼합된 이교도적 풍습이 섞였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보수적 신앙인은 그런 할로윈 축제를 이방인의 것이라고 배격하기도 한다. 그러나 본래의 뜻이 다소 왜곡되었지만 실상은 그것이 기독교적인 것으로 본래 초대 교회로부터 순교자나 성인들(Saints)을 축제한 것이 모든 죽은 이들을 위한 날[All Saints Day]로 교회에서도 지금까지 예배를 드리는 교회 행사의 날이다. 성탄절이나 성탄후 12째 주일 주현절 축제처럼 그 전야제(前夜祭)의 현상으로 생겨난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도 10월 31일이나 그 앞의 주일인 제성도일 주일에는 자기의 죽은 부모나 가족, 혹은 조상을 기념하기 위해 교회에 예쁜 꽃을 제단에 바쳐서 기리는 교인들이 많으며 그날 선조의 산소에 찾아가서 헌화하기도 한다. 할로윈(Halloween)은 고대 영어의 제성도일(諸聖徒日)이라는 모든 거룩한(성도)의 날 전야/前夜라는 말[All Hollows' Eve]이 변화한 것이다. 좋기는 이날 아이들과 함께 즐기고 돌아가신 선조들을 생각하며 나아가 진리를 위해 목숨을 바친 진정한 순교자들처럼 의롭게 살았던 역사를 기억하며 기도하는 의미를 새기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