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koi Cave/ 생존의 자취
요코이 쇼이치(横井庄一/ 1915-1997)는 1941년에 일본에서 징집 되어 2차 대전 참전 당시 일본 제국군으로 3년 정도 만주와 태평양의 괌(Guam)에 배치되었다가, 1944년 패전(敗戰) 후에도 밀림에 숨어 28년이나 숨어 살다가 발각된 패잔병이었다. 그는 1944년에 미군이 그 괌을 점령할 때도 투항하지 않고 끝까지 숨어 버티다가 지역 주민 둘이 새우 잡이 하는 중에 발견하고 붙잡아서 마침내 일본으로 넘겨졌다. 그가 숨어 살았던 괌의 ‘요코이 굴(Yokoi Cave)'에 갔는데, 실제 그의 굴은 뒤에 태풍에 무너졌고 지금은 새로 만든 것이지만 그의 28년의 생존과 전쟁의 희생을 상기 시켰다.
요코이는 만주국(滿洲國)의 일본 제국 보병 29사단 소속으로 1943년에 태평양 마리아나 섬(Mariana Islands)에 배치되었고, 이듬해 1944년 2월 미군과의 전쟁에서 일본이 패배할 때 숲 속으로 숨은 10명의 병사들이었는데 7명은 떠나갔고, 셋이 남아 각기 떨어져 따로 숨어 살면서 1964년 까지 20년 동안은 가끔 만나곤 했다는 것이다. 다른 둘은 홍수로 죽었고 그만 홀로 8년 간 남아서 주로 밤에 사냥하여 개구리, 들쥐, 달팽이와 게, 새우 등을 잡아먹고, 자연의 망고와 파파야며 야생 견과류도 따먹고 나무 껍질 등으로 옷과 잠자리를 만들어 굴 속에 숨어서 버티었는데 놀랍게도 물은 끓여서 마셨다는 것이다. 본토인 둘이 새우 잡이 덫을 확인하려 다가 그를 발견, 주민인 줄 알았는데 요코이가 먼저 위험을 느끼고 공격하자 그 둘은 힘으로 그를 제압하여 붙잡아 정글에서 끌어 내왔다. 그 둘이 자기를 마침내 죽일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잡아다 집에 데려와서는 따뜻한 국까지 대접해줘서 놀랐다 네. 그를 처음 진찰한 의사는 57세의 패잔병이 비교적 건강했으며 염분 섭취가 적어 약간의 빈혈이 있을 뿐이었다 네. 28년 만에 처음 이발을 할 수가 있었으니 어떠했겠는가?
1972년 1월에 발견되어 한 달 뒤 일본으로 돌아갔을 때 그의 첫 마디는 한동안 일본의 유행어가 되었다는 데, “대단히 부끄럽지만 돌아왔습니다!” 그가 전쟁이 끝난 줄은 7년 뒤인 1952년부터 알았지만 투항하지 않은 것은 “일본 군인은 살아서 포로가 되느니 죽는 길을 선호하기 때문”이라네. 군국주의의 잔혹한 세뇌 교육이 그렇게 만들었다는 말이 아닌가. 그가 귀국하자 일본 매스컴을 탔고, 그의 생존 실상을 강연하면서 결혼하여 고향에서 살다가 일본 정부에 의해 전몰자(戰歿者)로 분류되어 그의 어머니가 빗 돌을 세운 무덤까지 만들었던 곳에 잠들게 되었다는 기구한 운명이었다. 28년 간 밀린 일본 군인의 봉급과 연금을 합쳐 매달 300달러 정도를 받았으니 전쟁 말 오장(伍長) 곧 하사의 월급 기준에 따른 것이었다 네. 그가 황궁 뜰에 갔을 때 한 말이 사실일까? “폐하, 고국에 돌아왔습니다. 폐하를 잘 받들지 못함을 뉘우칩니다. 세상은 확실히 변하였으나 제 충성의 결심은 결코 변할 수 없습니다.” 82세로 1997년에 생을 마감했다. 고난도 인간에게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이라서 요코이 역시 만년에 그가 숨어서 28년을 살았던 괌에 여러 차례 다녀왔으며, 늙을수록 옛 생각을 자주 하더라고 그의 조카가 말했다 네. 거기 그 밀림 속에 갔을 때 나는 생각했다, 인간이 진정 그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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