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而知之 學而知之/ 나면서 알고 배워서 안다
무엇을 안다는 데에는 태어나면서 저절로 아는 것도 있다. 엄마의 젖을 빨 줄 아는 건 누가 가르쳐주거나 배워서 인식하는 행위가 아니나 태어난 아기는 본능적으로 엄마의 젖을 빠는 것이다. 그러나 세상의 많은 것들은 배워 서야 터득하는 것들이 얼마나 많으며, 배워도 잘 깨닫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서 아주 심한 고난을 겪고 나서야 비로소 옳게 깨달아 터득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이치를 도(道)라는 지혜의 방법 또는 진리(眞理)를 터득하는 것의 이치에 적용했다.
논어(論語), 맹자(孟子), 중용(中庸), 대학(大學) 곧 유가의 사서(四書)에 속하는 중용(中庸)에 도(道)를 아는 길이 셋이라고 말했다. “어떤 이는 태어나면서 부터 도를 알고, 어떤 사람은 배워서 알며, 어떤 이는 곤고해져 서야 알게 되지만 그 도를 알게 되는 점에는 모두 마찬가지이다(或生而知之, 或學而知之, 或困而知之 及其知之 一也).” 이것을 간략히 생이지지(生而知之), 학이지지(學而知之), 곤이지지(困而知之)라고 흔히 말한다.
중용은 이어서 설명한다. 어떤 사람은 자연히 편하게 느끼면서 도를 행하고, 어떤 이는 이롭게 생각해서 행하고, 어떤 사람은 억지로 힘써서 행하지만, 공을 이루는 점에 있어서는 모두 마찬가지이다.[或安而行之 或利而行之 或勉强而行之 及其成功 一也].” “참된 자는 억지로 힘쓰지 않아도 지나침과 모자람이 없고, 굳이 생각을 하지 않아도 터득해서 자연히 도에 합치 되니 이런 분이 바로 성인이다.[誠者 不勉而中 不思而得 從容中道 聖人也].” 또 당(唐)나라 때의 한유(韓愈)가 원성(原性)이라는 글에서, 사람의 성품을 상, 중, 하의 3품으로 나눈 뒤에 “중품(中品)의 사람들은 칠정(七情)과 관련하여 과한 점도 있고 불급한 점도 있지만, 그래도 적중[中]의 경지에 합치 되려고 노력하는 자들이다[中焉者之於七也 有所甚有所亡 然而求合其中者也].”라고 설명했다. 공자와 같은 성인은 태어나면서 저절로 깨달아 아는 생이지지요, 슬기롭게 행하는 현자(賢者)는 성인처럼 되려고 배워서 깨닫고, 소인은 애를 써서 배운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보통 사람들은 슬기로운 현자(賢者)를 본받으려 하므로 배워서 깨닫게 된다. 그러므로 학이지지(學而知之)가 대다수의 사람들이 앎에 이르는 길이 아닌가. 그래서 우리는 항상 배우기를 즐겨하는 것이 리라. 열심히 배워서 깨닫지 못하면, 어려움을 당하고 고생을 많이 겪고서 야 힘들게 배우는 것을 누가 선호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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