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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글

尙州 六仙/ 꿈속의 관행정

尙州 六仙/ 꿈속의 관행정

상주(尙州)는 본래 경상도의 두 으뜸 고을 중의 하나였다. 신라의 고도 경주(慶州) 다음으로 상주였으니까, 앞선 경주의 경(慶)과 버금으로 상주의 상(尙)을 어울러 경상도(慶尙道)가 되지 아니하였는가. 따라서 인물도 많이 나와서 유서 깊은 인걸지령(人傑地靈)의 산천이다. 거기 현실에는 없는 꿈속의 고상한 정자 하나도 상주의 시(詩) 한 수(首) 속에 그려져 있으니 관행정(觀行亭)이다. 내 거길 메타버스(Metaverse)에서처럼 시(詩)의 글래스(Glass)를 끼고 노닐게 되었으니 오감(五感)의 가상현실(Virtual Reality)에서 말이다. 관행정의 관행(觀行) 먼저 설명해야 한다. 현실 세계에서는 잘 쓰지도 않는 말인 데다가 형이상학적(形而上學的) 이데아를 지향하는 도락(道樂)의 수양을 말하는 수행(修行)을 뜻하기 때문이다. 몸과 마음을 닦는 실행이란 뜻이다. 심신 수련의 누정(樓亭)이 관행정이란 말인데, 이 정자를 지으려 던 사람은 소재 노수신(蘇齋 盧守愼)으로 암시 되어 있지만 그렇게 확정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견한잡록(遣閑雜錄)을 통하여 지금껏 세상에 전하고 있으니 낙동강처럼 여전히 시로 흘러내리는 게 아니겠는가. 1546년 식년 문과(式年文科)에 장원 하였고 벼슬은 8도 관찰사에, 영상(領相)에 까지 올랐으며 청백리(淸白吏)에 녹선 된 심수경(聽天堂 沈守慶/ 1516-1599)의 견한잡록(遣閑雜錄)에 기록하였다.

靑山山下數椽盧孝子營 청산 밑 서까래 두엇 걸친 효자 여막 짓고
孝子幾竭如在誠 효자는 어버이를 계신 듯 정성 다하네.
孝子不廢風與雨日三來 효자는 비바람 이기고 매일 세 번을 와서
號哭聲中冥夢回 곡 하는 소리에 저승의 꿈이 돌아오네.
觀行亭中六仙會眞樂事 관행정에 여섯의 회합 진정 즐거움이니
觀行亭名留百禩 관행정 그 이름 백 년에 남으리라.
洛江江上可以立六仙社 낙동강에 가히 육선사 지을 만하니
洛江萬古流不舍 낙동강 물 만고에 흘러 멎지 않으리.

소재(蘇齋)와 동방(同榜)으로 문과(文科)급제한 판사(判事) 서극일(栗亭 徐克一)이 상주에 살다가 타계하자 아들 형제인 서상남(徐尙男)과 서한남(徐漢男)이 시묘(侍墓) 살이 할 때에 그 여막에 와서 공부하던 소년의 꿈 이야기다. 걸출한 그 상주의 여섯 신선이, 소재(蘇齋 盧守愼), 김충(金冲), 노기(盧祺), 서극일, 현감 김범(金範), 진사 김언건(金彦健)이 모여서 관행정(觀行亭)이란 정자를 지으라고 하면서 시(詩) 한 수를 지어 그 소년에게 반복해 읽게 하고는 반드시 암기하도록 했다는 꿈이었다. 그걸 다시 적은 것이 이 시문(詩文). 꿈 같은 스토리에 가상현실 같은 현상이라 시의 꿈속에서 나도 한 번 즐겨본 상주(尙州)의 멋진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