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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글

Al Therapists / 성직자와 상담사

AI Therapists/ 성직자와 상담사

인공지능[AI]이 상담사(counselor)가 되어 카운슬링을 대신하는 세상이다. 여러 앱(App)에서, 카카오 톡(Kakao Talk)에서도 인공지능의 챗봇(Chatbot)과 채팅을 한다니까. 이야기한다는 채팅(chatting)과 로봇(robot)의 봇(bot)을 합친 말이 챗봇(Chatbot), 대화해주는 로봇이다. 인공지능은 인간이 프로그래밍을 해주는 대로 터득해서 만이 아니라 이제는 AI 스스로 인간의 언어를 학습해서 상담을 할 정도다. 내 심층 속의 고민과 말하기 부끄러운 욕망이나 충동 같은 내면을 인간 상담사에게는 쑥스러웠는데 사람 같은 인공지능인 챗봇과 얘기하기 쉽지 않겠는가. 나의 내밀(內密)한 사생활이 치료사(therapist)에게 공개 될 일도 없어 마음 편할 테니, 인공지능 치료사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경제 수준이 높고 선진국이라는 나라들일수록 정신 질환이 많다는 사실이고, 한국도 그만큼 비례가 늘어나 우리 주변에서 종종 정신과 의사를 찾고 심리학을 전공한 상담 전문인에게 비싼 치료비를 내면서 정규적으로 상담하러 가는 환자들이 있다. 예전에는 정신 질환이 귀신 들렸다고 요란스럽게 큰 굿으로 쫓아내려 했고, 천주교회도 귀신 내쫓는 악령 축출 의식[exorcism]을 실행했으며, 심심찮게 개신교에서도 안수 기도로 “더러운 악귀는 물러갈 지어다!” 라고 큰 소리로 환자를 치면서 세게 기도하기도 했다. 이제는 종교적 의식이나 기도로서가 아닌 상담과 심리적 내면에 접근하는 방식으로 대개 변하였다. 이는 19세기 이래 서구 심리학이 크게 각광 받은 영향이 컸다. 거기서 기독교에서도 심리적 현상을 받아들이면서 상담학에 눈을 떴고 다시 영성이라는 관점으로 치유[healing]를 추구하게 되었다. 그러는 과정에서 정신 질환이나 심리적 갈등에 관한 한 성직자의 입지는 좁아지고 신부와의 고해성사나 개신교 목사와의 영적 상담보다는 심리학자와 정신과 의사와 상담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제는 정신과 의사와 심리학 상담자가 영적 치료자였던 성직자를 대체한 것이다. 과학이 신을 갈망하는 욕구를 줄였고, 영성과 초월적인 신을 얘기하는 성직자보다 인간성을 강조하는 인간적인 치유사[therapists]를 원하게 된 것이다. 게다가 AI는 이미 의료 기록과 sns 게시물이나 정신 질환의 최근 연구들이며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온갖 데이터를 집적하고 빨리 분석하여 많은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코비드-19의 비대면(untact) 현상에 종교가 아무런 대답이나 위로를 제공하지 못한 데다가 세균 감염 때문에 도리어 나그네를 기피 하였으니, 종교에서 소외된 방랑자들은 이제 어디로 가겠는가? 심리학과 정신 의학이 아직도 다 치유하지 못하는 병든 현대인들은 또 어디로 가야 하는가? AI 만능 시대, 챗봇 치유사의 편리한 시대에 한 번 생각해야 할 나의 질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