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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글

통가의 통석 / Volcano Disaster

통가의 통석/ Volcano Disaster

우리나라 거제도와 진도를 합친 정도의 면적을 가진 남태평양의 작은 왕국 통가(Tonga)의 지난 토요일 바다 속에서의 화산(volcano) 폭발은 세계적으로 30년 래 가장 큰 것이라 네. 통신 두절로 정확한 상황은 아직도 분명치 않다. 공식 명칭은 통가 왕국(the Kingdom of Tonga)인데 호주의 동쪽 뉴질랜드의 북쪽의 큰 바다의 작은 군도(群島)로 이루어진 인구 10만의 의회 형식의 입헌 군주국(立憲君主國)이다. 약 750 평방km의 면적의 소국은 70년 동안 영국의 보호 아래 있다가 1970년에 독립하였다. 국가의 모토가 '하느님과 통가가 나의 유산이다(God and Tonga are my inheritance)' 라고 할 정도로 통가 민족이 기독교를 받아들인, 그것도 54%는 영국의 영향으로 감리교도(Methodists)이다. 통가 주도(主島)의 수도 누콸로파(Nukualofa) 북쪽 65km의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 헝가 통가-헝가 하아파이(Hunga Tonga-Hunga Haapai) 화산 섬이 또 다시 뒤집히는 큰 재변이 일어났다. 2009년에는 그 둘이 떨어진 상태에서 폭발로 합쳐졌다가 이번에는 다시 줄어들면서 하나가 된 것 같으니 대단히 활동적인 활화(活火) 지역이라네.

내가 며칠 통가를 통석(痛惜)하게 여기면서 날마다 세계 뉴스를 기웃거린 것은 거기 오래 전 잠깐 사귄 한 친구 생각 때문이었다. 놀랍게도 그 넓은 남태평양의 작은 나라를 그 전에는 알지도 못했는데 44년 전 춘천에서 작은 국제적인 회합[International Cultural Training]에서 통가 출신의 찰스 하베아(Charles Havea)라는 당시 그 나라의 대학교수를 만나서 두 주간 동안 친하게 지냈던 인연의 추억을 인함이다. 10여 개의 외국 대표들이 미국과 영국이며, 페루와 호주, 인도와 홍콩, 일본과 싱가포르 등지에서 그리고 대다수는 한국인들이 어울렸는데, 그때 좀 서툴렀지만 그나마 영어 소통이 한국인들 중에서는 내가 좀 나아서 신나게 접촉했던 경험이었다. 그래서 덩치가 우람한 통가 사람 찰스도 나와 친하게 되었으니 틈틈이 춘천 중앙 시장으로 함께 가서 쇼핑도 도와주고 나는 또 통가에 대한 이야기도 들었으니, 그때 날더러 자기 나라에 꼭 오라고, 감리 교회가 많고 또 성직자가 모자라니 거기 오면 당시 한국 교회보다 생활도 낫다고 비교까지 해주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러나 나는 미국을 선택하여 이태 후에 미국으로 유학을 가게 되면서 관계가 끊어졌는데, 이번에 그의 생각이 나면서 참으로 통석한 통가를 느끼게 된 것이다.

언제라도 통가에 오거든 공항에서 택시 기사에게 자기 이름만 대면 다 알 것이라 했다. 실제로 하베아(Havea) 라는 집안은 거기 영향력이 있어 그의 아버지가 유일의 통가 대학의 총장이고 그가 거기 교수이며, 자기는 미국에 가서 공부를 했고 미국 부인을 얻은 엘리트였다. 그런데 이번 화산 폭발로 8만 명의 통가 사람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적십자사 지역 디렉터가 위성 통신으로 말했고, 영국인 둘이 스나미(tsunami)로 목숨을 잃었다고 BBC가 알린 정도일 뿐이다.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상황 파악에 비행기를 보냈는데 공항 활주로마저 화산재로 덮였다니. 해저(海底)로 피지(Fiji)까지 깔린 인터넷 케이블이 쓸려 작동이 중지되어 두 주간이 지나야 복구 된다네. 구조선이 당장 급한 생수를 나르려 해도 사흘이나 걸린다고. 위성 사진으로 알기로는 30여 명 산다는 작은 섬 하나가 사라졌다고 하니. 통석의 통가 나라 하베아를 생각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