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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글

黃髮 垂髫/ 노랑 머리 다팔 머리

黃髮 垂髫/ 노랑 머리 다팔 머리

윤기 없는 노인의 노랑 머리와 아이의 땋아 늘어뜨린 머리라는 황발수초(黃髮垂髫)는 도연명(陶淵明)의 도화원기(桃花源記)에 언급된다. “노랑머리에서 다팔머리까지 다 만족하고 절로 기뻐한다(黃髮垂髫 幷怡然自樂).” 노랑머리는 상늙은이요, 다팔머리는 이를 가는 나이이니 늙은이에서 어린이에 이르기까지 망라함이다. 무릉도원은 다윈(Charles Darwin)이 찾았던 갈라파고스 섬(Galapagos Island)과 같은 낙원의 딴 세계였다. 맹수도 없어 새들이 날 필요가 없었으니 사람도 두려워하지 않았고 무릉도원엔 진시황(秦始皇) 같은 못된 폭군도 없었으니까. 노랑 머리 다발 머리들이 다 즐겁게 살 뿐만 아니라 새와 동물조차 서로 경계하지 않고 행복한 천국과도 같은 별 천지였다 네.

전한(前漢) 때 나온 이아(爾雅 釋詰)의 설명에, 노랑 머리 황발(黃髮], 늙어서 이가 다 빠진 뒤에 아이 이빨처럼 가늘게 다시 나는 예치(齯齒), 복어처럼 거친 등 가죽의 늙은이 태배(鮐背)는 예순 할아버지[耈], 일흔 노인[老], 8, 90의 장수한 사람[壽]이라 했다. 또 황구(黄耇)라는 노랑 머리 노인, 수염이 온통 허연 늙은이라는 호구(胡耇), 서리 맞아 언 배처럼 검은 반점이 있어서 동리(凍梨)라 고도 일컬었다. 구십이 태배(鲐背)이니 등에 복어 가죽 무늬가 생김이요, 황구(黄耇)는 살쩍 머리가 누렇게 변해서 이다. 구(耇)는 구(垢)를 암시해 피부색이 때가 낀 듯 늘 검게 보여서 이고, 호구(胡耇)는 목의 피부가 닭[胡鷄] 가죽 같아져서 그렇게 노인을 지칭했다.

 

황발 태배는 본래 시경(詩經 魯頌 閟宮)에 나오는 표현으로 노랑 머리 복어 가죽이란 말로 장수 노인을 일컫던 아주 옛날 식 별칭이었다. 노인의 백발이 하얗다가 다시 노랗게 변한 모습이 황발(黃髮)이니 상 노인을 관찰한 것이고, 복어 생선의 등과 옆구리의 반점처럼 나타나는 노인의 피부를 말하여 복어 등과 같다고 태배(鮐背)라 했던 것이다. 시경 노송(魯松 閟宮)에 “노랑 머리 복어의 얼룩 무늬 노인은 장수하여 서로 더불어 쓰인다(黃髮鮐背 壽胥與試),” 또 시경 대아(大雅 行葦)에도 말했다, “노랑 머리에 복어 등을 한 노인은 인도하고 도와주어 장수의 상서로로움과 복을 크게 하도다[黃耈鮐背, 以引以翼, 壽考維祺, 以介景福).” 모두 장수의 축복을 칭송한 것이니, 조조(曹操)의 대주가(對酒歌)에도 예찬 했다, “사람이 8, 90의 노인이 되면 다 장수로 살아서 그 은택은 널리 초목과 곤충에게 까지 미치네(人耄耋 皆得以壽終. 恩澤廣及草木昆蟲).” 지금은 80, 90의 모질지년(耄耋之年)이 거의 보편화 되다시피 하니 우리 이 넘치는 축복을 무릉도원처럼 구가해야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