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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글

Hagia Sophia/ 이스탄불의 아이콘

Hagia Sophia/ 이스탄불의 아이콘

뉴욕은 자유의 여신상이 파리는 에펠탑이 그 아이콘이라면, 동서양이 만나는 여기의 아이콘(Icon of Istanbul)은 유명한 돔(dome)과 뾰족탑(minaret)의 하기아 소피아가. 돔은 동 로마 제국의 기독교 대성당을, 기둥은 오토만 제국의 이슬람교를 상징하니 교회당이 모스크로 변한 종교와 문화가 충돌하고 복합 된 국제 도시의 상징이다. 아랍어의 표현으로는 ‘아야소피아(Ayasofiya)’라 말하고, 희랍어에서 유래한 서구식 발음은 ‘하기아 소피아(Hagia Sophia).' 세계 중심의 기독교회 성당이라 로마의 성 베드로 성당(St. Peter's Basilica)이 완성될 때까지는 세계 최대 돔으로 직경 만도 31.87m로 놀라운 수학과 건축술이 합친 극치의 걸작이었으니 정교회와 이슬람 세계의 건축 모델이 되었다. 거기 종교적인 중요 장면들의 그림 같은 예술성도 대단했다. 무엇보다 이것은 지금까지도 이스탄불의 아이콘이자 터키를 대표하는 이미지가 되고 있다. 이스탄불은 이를 관람하지 않고는 말을 할 수가 없다.

 

거룩한 슬기라는 뜻의 희랍어 하기아 소피아(Αγία Σοφία)는 기독교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별칭(別稱)으로 ‘거룩한 하느님의 지혜[Holy Wisdom]'가 된다. 보스포러스 해협에 석양이 물들면 사슴뿔 모양의 물빛이 황금색으로 변하여 이름 한 금각만(金角灣/ Golden Horn Bay)을 사이에 두고 남쪽의 구 시가지[Old Istanbul]에 자리 잡은 1천 5백 년의 역사에 뿌리가 깊다. 4세기 콘스탄틴 대제(Constantinus the Great)가 로마제국의 수도를 로마에서 비잔티움(Byzantium)으로 옮기면서 로마 제국의 중심을 삼았을 때 기독교의 기틀로 터 잡았다. 그래서 로마에 있던 중요한 초대 교회의 유물들을 다 이리로 옮겼던 것이다. 후에 로마 가톨릭이 동방 교회와 갈라지면서 콘스탄틴노플은 하기아 소피아를 중심으로 천년의 세월을 지켜오면서 희랍 정교회의 본산이자 동방 교회의 근거가 되었다. 그러나 1453년 오토만 제국이 점령하므로 콘스탄티노플은 회교도의 세상으로 변하였고, 후에 하기아 소피아는 회교도의 모스크로 변하게 된 것이다. 360년 목재로 지붕은 덮은 바실리카는 404년에 불에 탔고, 두 번째 지은 것도 화재로 소실하였으니, 537년 세 번째에 지은 것이 지금껏 남은 하기아 소피아인데, 동 로마 황제 유스티니아누스 1세의 명령에 의해 5년 여에 빠른 기간에 닥달하여 건축 되었는데, 축성식에서 황제가 감격하여 “솔로몬이여, 내가 그대를 이겼노라!”고 외쳤다는 일화가 전한다.

 

15세기 오토만 제국이 점령하기까지는 기독교 성당으로 1천 년을 유지해왔는데, 오토만 이후에는 회교의 모스크로 변하였다가 훨씬 후대에 박물관이 되기도 했으나 이태 전에 현재의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다시 회교 사원으로 바꾸었다. 카펫을 깔아서 회교의 규율대로 신발을 벗고 들어갔지만 편안하였고, 사람들은 옹기종기 모여 앉아 종교적인 경건의 태도를 취하기도 하고 합장하며 기도하기도 하였다. 나도 반듯이 누워서 높은 돔의 모습을 사진 찍으면서 옛 사람들의 기술에 감탄하였으니 대단한 설계 자들을 말이다. 부속 건물들도 많고 구석구석 세심히 관찰할 시간이 없으니 전체적인 분위기를 맛보면서 이스탄불의 핵심은 정녕 실감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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