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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글

Depression of Young Adults / 20대 여성의 우울증

Depression of Young Adults / 20대 여성의 우울증

우리가 소위 현대병이라 던 우울증(depression)은 질병이다. 전쟁과 같은 극한 상황에서는 오히려 인간이 살아남기 위한 분투 때문인지 우울증 같은 정신 질환이 드러나지 않는 것 같은데, 문화 병처럼 풍요한 사회가 되면 정신 질환도 더 높아가는 현상을 우리가 소위 선진국이라는 나라에서 종종 보게 된다. 내가 1979년 유학을 갔을 때 미국 사회에는 정신병원이나 병동(病棟)이 많았던 것을 처음 알고는 상당히 충격적이었던 느낌을 받았다. 우리는 그때 고작 청량리 뇌 병원이라는 정신병원이 있을 정도가 일반 상식이었던 것 같았다.

우울한 생각에 잡힌 20대의 여성 중엔 삶의 의미를 모르겠다며 자살 충동을 느끼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우울증에 시달려 고교 때부터 치료를 받아 왔으나 오픈 채팅방에서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사람들과 대화도 해보지만 헤어나지 못하고 자해하는 경우도 있다니 말이다. 한국 교육 개발원 사례 조사에서 자살 충동을 느낀 20대 여성이 27%로 또래 남성 14%보다 높았다고 일전의 조선 일보 보도에 언급한 바가 있었다. 세계에서 우리나라 70대 노년의 자살률이 OECD 국가들의 평균치보다 더 높다는 보고는 이미 듣고 있었다. 특히 근년에는 중국과 한국에 20대 여성 자살이 증가한다는 사회적 관심이라는 데, 남성은 대개 경제적인 문제이지만 여성은 정신적인 문제라니 까.

사람이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서, 문화 인식 단계에도 경제 수준에 따른 차이가 생긴다는 연구 사례들은 상식이지만, 국민소득만 높아서는 국민의 행복 지수가 저절로 높아지는 건 아니니까. 세계화에 따른 무한대의 국제 경쟁 환경에서 지금의 젊은이들의 스트레스가 어찌 아니 크겠는가? 대중 매체에서 외모에 선호도가 높아가면서 더구나 여성에게는 미모에 자신이 없어 실망하는 부담감도 적지 아니함을 우리가 느낀다. 사회 경쟁에서 밀리고 뒤처진다는 강박관념이 젊은 여성들을 압박하는 우울증으로 내모는지도 모른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우울증 치료 환자 중에서 25-29세 여성이 가장 많고, 20대 여성이 만성적인 우울증에 시달리는 수가 근년에 증가한다는 것이다. 자살자의 3분의 2가 우울증을 경험한 이들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국가 건강에 가장 중요한 20대 여성인 것은 결혼과 출산의 적기인 만큼 미래를 위한 자녀 교육이라는 큰 과제 앞에서도 이 연령대의 정신 건강의 약화는 결코 좌시할 수 없는 국가적 명제가 아니겠는가. 종교계와 사회학 계, 정신 건강과 심리학 계는 정신을 차리고 이들의 정신 건강을 위해 사명감을 새롭게 해야 할 것이다, 그들의 밝고 건강한 정신적 복지를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