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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글

愼其獨/ 홀로 있을 때에도

愼其獨/ 홀로 있을 때에도

신기독(愼其獨)은 중용(中庸)에 강조되고 대학(大學)에서도 설명하는 개념으로 군자(君子)가 지녀야할 마땅한 덕목(德目)이다. 사람이 홀로 있을 때에라도 몸가짐을 근신하고 바르게 해야 한다는 가르침이라, 선대의 군자들은 그 실천을 노력 한 이들도 많았으니 아예 그것을 생활의 모토(motto)로 삼았고, 좌우명(座右銘)으로 방에다 써 붙였으며 자신의 아호(雅號)로 삼기도 했다. 예학(禮學)의 체계를 정비한 김장생(金長生)을 따라 그 아들 김집(金集/ 1574-1656)이 신독(愼獨), 또는 신독재(愼獨齋)라고 호를 삼았고, 안중근(安重根)의 좌우명이기도 했다. 이퇴계(李退溪)도 경전에서 뽑은 핵심 좌우명 네 마디(思無邪, 愼其獨, 無自欺, 毋不敬) 중의 그것이 하나였다. 유학(儒學)에서 도(道)가 오묘한데, 요한 복음의 로고스와 도 같고, 진리, 하느님과도 같은 개념도 될 수가 있으니 잠시도 떠날 수 없기 때문이다. 떠날 수 있다면 그것은 도가 아니니까[道也者 不可須臾離也, 可離 非道也]. 도는 본성의 덕이고 마음에 이미 구비 되어 있으며 날마다 우리가 사용하는 물건마다 도를 갖지 않음이 없다(無物不有)는 설명이니, 어찌 잠시라도 내가 도를 떠날 수가 없겠는가? 그러기 때문에 군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경계하고 삼가며, 듣지 않는 곳에서 두려워해야 하는 것이다(是故君子戒愼乎其所不睹, 恐懼乎其所不聞). 양진(楊震)의 은혜로 무재(武才)의 원님이 된 왕밀(王密)이 그 감사를 전하러 밤중에 양진을 혼자 찾아가 금 덩이를 건너면서, “아무도 보는 사람이 없는 밤중입니다!” 양진이 거절했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자네가 알고 내가 아네.” 이로서 소위 사지(四知)라는 고사가 생겼다.

‘감추인 것이 드러나지 않을 것이 없고, 숨은 것이 알려지지 않을 것이 없나니(눅12:2), 숨겨진 것보다 잘 드러나는 게 없고 미세한 것보다 잘 나타나는 게 없으므로 군자는 홀로 있음에 삼가는 것이다(莫見乎隱 莫顯乎微 故君子愼其獨也). 은(隱)은 감춘 곳이고, 미(微)는 자세한 일이며, 독(獨)은 남은 알지 못해도 자신 만은 홀로 아는 처지를 뜻한다. 자취가 비록 드러나지 않아도 기미는 이미 발동된 것이라 남은 알지 못할지라도 자기만은 홀로 아는 것인 즉 천하의 일은 밝히 드러나지 않은 것이 없어서 이에서 지나갈 수 있는 것은 없다(跡雖未形而幾則已動, 人雖不知 而己獨知之 則是天下之事 無有著見明顯 而過於此者). 이런 까닭에 군자는 항상 경계하고 두려워하였던 것이니 이에 더욱 삼감을 더하는 것이고, 사람의 욕망이 장차 자라남을 막아야 하는 까닭에 은미한 중에 잠겨서 욕심이 은미한 중에 불어나고 자라나지 않게 해야 하고 도에서 떠나서 멀어지게 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是以君子旣常戒懼 而於此尤加謹焉, 所以遏人欲於將萌 而不使其潛滋暗長於隱微之中 以至離道之遠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