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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글

추녀는 보배 / 擧案齊眉

추녀는 보배/ 擧案齊眉

얼굴이 못생긴 여자를 추녀(醜女)라 했고, ‘추녀가 보배’라는 옛날 속담도 있었으니 지금은 생각하면 참 놀랍다. 옛날을 통틀어 4대 미인이 있었는가 하면, 4대 추녀(醜女)도 있었던 게 중국 사람들이 만들었던 표현이었고, 한문의 옛 글을 많이 읽었던 조선의 선비들도 그것을 잘 알았으니, 그런 표현이 우리에게도 익숙하지 않던가. 그 중의 하나가 거안제미(擧案齊眉)라는 성어(成語)는 지금도 가끔 인용되는 고사. 남편에게 음식을 올릴 때마다 밥상을 눈썹까지 들어 올려서 바쳤다는 남편을 하늘처럼 높였던 그 여자도 4대 추녀 중의 하나. 오랜 옛날 동진(東晋)에서 유명했다는 허윤(許允)의 아내 완씨(阮氏)가 그 주인공이다. 허윤이 완덕위(阮德慰)의 딸에게 장가를 간 첫날 밤, “와우, 이럴 수가!” 완씨의 얼굴이 너무나 도 못 생겨서 기겁을 하고 첫날 밤 신방(新房)을 뛰쳐나와 버렸다니 까. 그랬는데, 뒤에 그녀의 훌륭한 덕행을 알고는 그 완씨와 백년해로(百年偕老)를 했다 네.

“추(醜)한 아내와 문전옥답(門前沃畓)은 집안의 보배다(丑妻近地家中宝).” 중국의 옛 속담을 지금 거기 청년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할 뿐이다. 한국의 청년들은 어떨까? 수요와 분배가 경제의 대 원칙인 세상에는 경제학적 분석만 봐도 금방 알 수가 있으리니, 인구에 대비하여 여자들의 성형수술이 이미 세계 1등이 될 정도라니 한국 사람들의 미인 선호도의 수요(需要)가 대단하다는 뜻이 아닌가? 국제 미용 성형협회보에 2011년은 한국이 인구 1000명 당 성형수술이 13명으로 1위를 차지한 적이 있었다니 말이다. 그때 그리스가 2등, 이탈리아와 미국이 3, 4등이었다. 세계에서 성형 미인이 가장 많았다고 소문났던 남미의 베네주엘라는 남자들이 그리 좋아했었지만 , 진보주의적인 포퓰리즘 사회주의를 표방하다가 석유로 경제 부국이었건만, 지금은 최빈국(最貧國)으로 전락했고, 그 많던 성형 미인들도 지금은 처참한 지경이 되지 않았나?

최초의 추녀는 전설의 모모(嫫母)로 황제(黃帝) 헌원(軒轅)씨의 4째 부인이었다. 신화이긴 하지만 그래서 모모(嫫母)는 지금까지도 추녀의 대명사가 될 정도인데, 아주 덕이 높기로도 그녀가 가장 뛰어났기 때문에 유명하게 된 것이다. 전국 시대(戰國時代) 때 종리춘(鐘離春)은 제(齊)나라 무염(無鹽) 땅의 추녀였다. 얼굴은 못생겨도 제 나라 임금의 보좌관 정도로 국사(國事)에 해결책을 종종 제시했다니 까. 그래서 무염군(無鹽君)에 봉해졌고 후에는 황후(皇后)가 되기까지 했다고 한다. 또 하나 후한(後漢)시대 양홍(梁鴻)의 아내 맹광(孟光)은 우람한 몸매에 얼굴까지 검은 추녀였다는 데 덕행은 대단히 훌륭했다. 아 역대의 4대 추녀는 모모(嫫母), 종리춘(鐘離春), 맹광(孟光), 그리고 동진(東晋) 때 거안제미(擧案齊眉)의 주인공 완씨(阮氏), 그런 고귀한 보배를 남자들은 지금 어떻게 생각할까, 미인에 현숙한 여인을 남자들은 욕심 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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