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의 예술/ 詩數畵
인간이란 생각하는 존재이고, 학문과 예술이란 생각으로 상상하여 이해하고 만물에 대한 이치를 조합하여 체계를 만들며 우리의 생활과 세상을 아름답게 그려내고 재창조해 가는 것이다. 모든 학문의 분야가 그러하지만 특히 시(詩)와 수학(數學)과 미술(美術)의 공통점이 상상의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허준이 교수가 고교 때 수학 공부를 잠시 중단하고 시를 쓴 적이 있었다 네. 시는 언어로만 상상하는 것이고, 수학은 숫자와 기호로만 상상하는 것이다. 그런데 시도 수학도 상상하는 공통점은 다시 색깔과 모양으로만 상상하는 미술과 비슷하지 않은가? 그러니까 시는 언어로 추상화를 그리고, 수학은 숫자와 기호로 추상화를 그린다고 생각해 보라. 수학은 만물의 이치를 숫자와 기호로 만 간결하게 추상화를 만들고, 시는 만물의 이치를 언어 만으로 짜임새 있게 추상화를 그려낸다, 마치 미술은 색깔과 모양 만으로 추상화를 그려내는 것처럼. 시도 수학도 미술도 상상의 추상화를 그린다고 할 수 있다. 시는 만물을 언어라는 물감과 모양으로 시라는 그림을 그려내는데 가장 풍부한 색상과 가장 정제된 축약의 말로 아름답게 창작해 내는 작업이다. 미술은 온갖 만물을 눈으로 보는 시각적이든 상상으로만 하는 추상적이든 색깔과 모양의 형체로 아름다움을 표출해낸다. 수학도 역시 만물과 만물의 이치를 숫자와 기호로 가장 편리하게 가장 빠르게 상상을 해서 문제의 해답을 간결하게 해결한 그림을 그려낸다.
일반적으로 수학에서는 공식을 외워서 문제를 풀게 하는데 깨봉 수학을 개발한 조봉한은 그림을 그리는 상상을 해서 수학 문제를 풀게 한다. 초등학교 수학 기초에서는 사과 두 개와 복숭아 세 개를 그려 놓고 과일의 합이 몇 개? 하다가 중학교에서 고등학생이 되면 숫자와 기호로 수학을 하니 그림으로 보던 것이 추상적인 기호로 풀어야 하니 상상의 그림을 그리는 방법으로 다시 시각적으로(visual) 전환하여 직관적으로 상상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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