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인의글

Mach Speed/ 駟馬難追

Mach Speed/ 駟馬難追

 속도의 단위를 마력(馬力)으로 측정하다가, 그 중에서도 4마리의 말이 끌고 달리는 마차가 힘이 세고 빨라서 흔히 사마(駟馬)라 하여 빠르다는 비유로 동양에서 사용한 표현이었다. 한 마리의 말도 내 닫는 그 힘이 굉장한데 하물며 네 마리의 말이 마차를 메어서 뛰는 속도가 그 얼마나 세차고 빨랐겠는가, 그 예전에는 말이다. 송(宋)나라 구양수(歐陽脩)의 표현에 사마난추(駟馬難追)라는 말에서 한 번 말을 뱉으면 그토록 힘차고 빨리 달아나는 네 마리의 마차처럼 걷잡을 수가 없으니 결코 되돌려 회수할 수가 없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초음속(超音速)의 속도를 재는 제트기의 그 단위를 마하(Mach)라고 하니 예전의 그 사마의 속도와 지금의 마하[馬赫]의 속도는 감히 비교도 되지 않는다.

 마혁(馬赫)이라 함은 서양에서 시작된 마하(Mach)의 속도 단위를 중국식 한문으로 음역한 표현이고 우리는 그냥 ‘마하’ 라고 말한다. 필시 중국에서는 마하가 발음되는 어감이 사마(駟馬)나 마력(馬力)과 연관 지어서 생각해낸 음역 일 것이다. 마하(Mach)는 본래 오스트리아 사람 언스트 마흐(Ernst Mach/ 1838-1916)의 성(姓)을 따서 만든 속도의 단위이다. 정확히는 그의 출생지가 지금의 체코에 속한 모라비아(Moravian) 지방이라 당시 오스트리아와 독일이 같은 문화와 나라였으므로 역시 독일어의 그 소리가 ‘마흐[max]'로 해서 영어에서는 ’마크‘ 또는 매크로 읽다보니 우리는 ’마하‘로 읽게 된 것이다. 그는 실상 철학자이며 물리학자 및 심리학자라고 할 정도인데, 특히 그가 소리의 속도인 음속(音速)을 대기가 섭씨로 15도에서 소리가 초속(秒速) 340m, 시속(時速) 1195km,를 간다고 확인한 것이다. 그래서 그 속도를 넘어가는 빠른 속도를 그로부터 그의 이름을 따서 마하(Mach)라고 했으니, 지금 소리의 속도를 능가하는 초음속(超音速) 제트기를 마하의 단위로 흔히 표현하게 되지 않았는가.

 '마하 5'라는 속도는 음속의 5배의 빠르기란 뜻이므로 소리가 1km로 전달될 때 그 제트기는 5km를 달릴 수가 있다는 말이 된다. 전문가가 아닌 우리에게는 쉬운 물리 현상에서 느낌으로 인식할 수밖에 없는데, 나의 상식은 시골의 산골에서 저 건너에 있는 사람에게 소리를 질러서 부르면 산 울림처럼 전달되는 내 목소리를 저쪽에서 감지를 하고 내 소리를 듣고 응답하면 내가 그 소리를 이쪽 산에서 들었던 경험이 있다. 그때 소리가 전달되는 속도가 바로 옆에 있는 사람에게 전달되는 소리의 속도보다 약간 느린 것을 내 청각으로 감지하고 식별했던 기억이 난다. 그러니까 소리도 실상 약간 느리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는 방법이었다. 그래서 빠른 제트 비행기가 하늘에 빠른 속도로 날아가는 것을 조용한 시골 하늘에서 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그때 비행기가 날아가는 것을 내 눈으로 목격했는데 소리가 잠시 후에 들리는 것을 보고 처음에는 신기했으니, 바로 그 제트기는 필시 마하의 속도인 초음속이었던 게 분명하지 않는가. 비행기가 지나간 뒤에 소리가 들릴 정도로 그 속도는 마하의 빠른 속력 때문이다. 우리가 아는 가장 빠른 속력은 빛인데, 장차 인간이 광속(光速)으로 달리는 비행 물체를 만들어 낸다면 그 속도를 우리가 어떻게 감지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