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하는 수동성/ Survival Psychology
인간이 위기에 직면했을 때 어떻게 살아날 수가 있겠는가? 그것을 생존 심리학(survival psychology)이라 부른다. 생명에 위기가 올 때 우리 생각의 반응과 행동의 적응을 해야 하므로 심한 충격이나 스트레스가 덮치고 그에 따른 대처의 결과로 생존과 사망이 갈릴 수도 있다. 언제 멈추고 언제 나아가는 가를 인식하는 행위를 뜻한다. 일이 닥쳤을 때는 무엇을 할 수도 있고((doing something), 아무 것도 하지 않을 수도 있다(doing nothing), 실행(action)과 비실행(inaction)의 결행이 엄청난 결과가 되므로 살 수도 망할 수도.
서양에서는 르네상스 철학자 니콜로 마키아벨리(Niccolò Machiavelli/ 1469-1527)까지 거슬러 올라가면서 수많은 사상가들과 저술가들은 50%이상이 인생에 일어나는 것들은 전적으로 우연, 로마의 행운의 여신[Fortuna]에 의한 운명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이론은 오로지 10%만이 우연[random]으로 일어나고 나머지 90%는 실제로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으로 결정되어진다는 것이 여기 생존 심리학의 관심이다. 그 자세와 행동이 우리 삶의 9할을 좌우한다는 것이 적극적인 수동성(active passiveness)의 자세다. 하늘이 내린다는 동양의 축복도 마술적으로 그냥 떨어지기보다는 오히려 순천자(順天者)라는 사고와 행위의 방식에서 온다는 의미가 강하지 않던가? 그것은 마음의 상태로 우리의 삶을 훨씬 더 통제할 수 있다는 태도가 생존 심리학과 상통 하는 말이 된다.
축복의 사람은 우연의 기회도 자주 오는 것 같다. 바로 그 곳에 바로 그 복의 순간에서 바른 마음의 상태에 있는 까닭이니, 보다 더 열린 마음으로 언제라도 예상치 못하던 기회가 오기만 하면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자세로 살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삿갓 미사리라도 입에 대고 감나무 밑에서 기다린다.’는 속담 비슷하게. 어떤 이는 평소에 백 명 정도의 행운의 망(the network of luck)을 만들어보라고 조언한다, 가까운 관계로 축복에 관련된 인적 자원의 구축으로. 눈 먼 행운의 여신을 속수무책(束手無策) 기다리기만 하는 게 아니라 적극적인 수용의 자세로 행동하라는 뜻이다. 직관(直觀)의 소리를 듣는 결행의 특징이 행운의 사람에게 있는데 불행의 사람은 반대로 실패하는 결단을 내리고 잘못된 사람들을 신뢰한다니 어쩌나. 복 있는 사람은 실패를 견디고 오히려 그걸 자기 목표로 바꾸는 묘한 재주가 있으니 계속 잘못 되어가는 암담한 시야를 가진 불행한 사람과는 다르다는 데. 불행한 사람들은 대개 60% 이상이 불가능하다고 믿고 행운의 사람들은 그 절반 정도만 불가능이라고 믿는다니 더욱 적극적이라는 뜻이다. 시작도 하기 전에 포기하러 드는 불행과는 달리 행운의 사람은 그 불행을 행운으로 바꾸려는 특별한 능력이 있는 것도 같다니 까. 음주 운전자가 보도를 걷는 행인에게 덮치는 거야 내 선택일 수가 없고, 이미 알츠하이머 노망의 유전 인자가 세습되었다면 나의 결정은 아니지 않는가. 직관적으로 미치광이 운전사를 피해야 하고, 알코올 중독자의 특질로 태어났다면 일찍부터 술을 적극적으로 피해야 한다. 행동하는 적극적인 상황의 수용성을 지니고 위기를 극복하고 불행도 행운으로 바꾸려는 믿음의 행동이 생존 심리학의 기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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