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삶/ Betraying the Truth
어느 사회나 정상인(正常人)은 정도(正道)를 사는 사람을 말하다. 그 정상(正常)이란, 탈이 나지 않고 어긋나지 않은 제대로인 상태를 산다는 뜻이다. 정상을 빗나간 자를 일컬어 배반자, 종교적으로는 이단자(異端者)가 된다. 그래서 공자는 당시에 정도의 정상인은 ‘박학약지(博學約之)’ 한다고 했다. 논어(論語 雍也篇)에 “군자는 널리 배우고 예(禮)로서 요약하여 행한다면 도(道)에 어긋나지 않을 것이다(子曰, ‘君子博學於文이요 約之以禮면 亦可以弗畔矣夫인저’). 군자는 널리 배우기를 원하므로 상고하지 않는 글이 없고, 그 요점을 지키기를 바라므로 반드시 행동은 예(禮)로서 실행하면 역시 도(道)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바울(St. Paul) 일행이 세계 선교 여행에서 예루살렘에 돌아왔을 때에 당시 여론은 바울이 유대전통의 배반자로 인식되어 있었다는 사실이다(행21:21). 외국에서 복음을 전하면서 당시 유대인들이 가장 중요히 여겼던 모세(Moses)를 배반하고, 그들의 독특한 할례(割禮)를 행하지 말라고 바울이 가르치고 다녔다는 가짜뉴스가 예루살렘에 파다(頗多)하였다. 이에 베드로(St. Peter)와 제자들이 중심인 예루살렘 교회는 바울에게 그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서 유대인의 의식인 결례(潔禮)를 행하여 사람들에게 바울 일행이 외국에 나가서 모세의 법을 배반하지 않고 율법을 준행했음을 입증하라는 것이 아닌가.
사도행전의 그 종교적인 배반과 논어(論語)의 그 도(道)의 어긋나지 아니함[弗畔]은 배반(背叛)이라는 뜻에서 같은 맥락이다. 믿는 신조(信條)나 교리를 떠나는 것을 배교(背敎)라 하고, 정도의 가르침에서 이단(異端)의 길로 나가는 것을 배도(背道)라 했으니 같은 개념이 아닌가. 도(道)의 배반(背叛), 곧 진리를 배반 함이니 영어의 배반(betraying), 도(道)를 저버림(forsaking)이란 뜻이다. 논어의 그 불반(弗畔)은 불반(不叛)의 옛 표현이므로 어그러지지 않는 것이다. 널리 배우고 그 배운 바를 예(禮)로서 실천하여 행동하면 배도(背道)가 되지 않는 것이다. 바울이 결례(缺禮)의 의식으로 배교(背敎)가 아님을 보여준다는 것과 같은 개념이다. 그래서 공자는 항상 배우기를 게을리 하지 말라고 강조를 했고, 그리 함으로서 도(道)의 실행자가 되기를 원했다. 널리 배운다는 박학(博學)은 여기서 현재 우리가 흔히 아는 단순히 박학다식(博學多識) 만이 아니니, 널리 배움과 동시에 예(禮)로서 한데 요약하고 널리 배운 바를 묶어서 행동으로 실천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지식만 더함이 아니라 배우고 실행하는 것이며, 설교만 하는 게 아니라 실천을 동시에 이행하는 것이 박학약지(博學約之)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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