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인의글

鹿鳴

근래 녹명이라는 말이 市中의 話頭가 되고 있다.

 

원래 녹명이란

 

1. 祿命으로 쓰면 타고난 본래의 운명 즉 宿命이란 뜻이되고

 

2. 鹿鳴으로 쓰면 사슴의 울음 소리로 사슴은 먹이를 발견하면 먼저 먹지 않고 울음으로 주위에 있는 동료들을 불려 모아서

   같이 나누어 먹는다고 해서 君臣간의 화합을 뜻하는 말로 사용된다.

 

   본디 이말은 詩經에 나오는 다음의 구절에서 차용된 말이기도 하다.

 

  

 

 

呦呦鹿鳴(유유록명)  기쁜 소리로 사슴이 소리내며
食野之苹(식야지평)  들판의 쑥을 먹는다
我有嘉賓(아유가빈)  내 반가운 손님 있어
鼓瑟吹笙(고슬취생)  거문고 타고 생황 분다
吹笙鼓簧(취생고황)  생황 불며
承筐是將(승광시장)  폐백 담은 광주리 받들어 바친다
人之好我(인지호아)  그 분 나를 좋아함이니
示我周行(시아주항)  나에게 큰 길 열어주신다


呦呦鹿鳴(유유록명)  기쁜 소리로 사슴이 소리내며
食野之蒿(식야지호)  들판의 다북쑥을 먹는다
我有嘉賓(아유가빈)  내 반가운 손님 있어
德音孔昭(덕음공소)  좋은 말씀 너무나 밝아서
視民不(시민불조)  백성에게 후박한 마음 보여주신다
君子是則是傚(군자시칙시효)  군자들도 옳아서 본받는다
我有旨酒(아유지주)  내 맛있는 술 있어
嘉賓式燕以敖(가빈식연이오)  반가운 손님이 잔치하며 즐긴다


呦呦鹿鳴(유유록명)  기쁜 소리로 사슴이 소리내며
食野之芩(식야지금)  들판의 금풀을 먹는다
我有嘉賓(아유가빈)  내 반가운 손님 있어
鼓瑟鼓琴(고슬고금)  거문고 타고 생황 분다
鼓瑟鼓琴(고슬고금)  거문고 타고 생황 불며
和樂且湛(화악차담)  화락하고 즐긴다
我有旨酒(아유지주)  내 맛있는 술 있어
以嘉樂嘉賓之心(이가악가빈지심)  잔치 베풀어 반가운 손님의 마음을 즐겁게 한다

 

 

뿐만 아니라 조조가 지은 '단가행'에도 나오는 말인데,

친구간의 돈독한 우의를 나타낼 때 흔히 사용하는 "소나무가 무성하면 측백이 기뻐한다는 '松茂栢悅' "이라는 말과 같은

뜻으로도 사용된다.

 

사슴을 방목해서 사육했었던 청와대에서 사슴 개체수가 늘어나자 이들을 서울대공원에 분양하고

현재 청와대에는 7마리의 사슴만 키우고 있다 한다.

 

그런데 요즈음 이 사슴들의 울음 소리가 들려서 화제라고 한다.

 

이 사슴의 울음 소리를 두고 해석들이 제각각인데

 

좌파경향의 모 신문사는 논설까지 쓰면서 좋지 않는쪽으로 해석하고 있고

또 어떤 목사는 사슴의 슬픈 이미지만을 강조해서 해석하고 있고

청와대측은 군신화합하는 징조라고 해석을 하고 있는 등 제각각 자기가 처한 상황에서 我田引水格 해석을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전술한 詩經이나 조조의 '단아행'에서 봤듯이

선한 눈망울을 가진 사슴은 옛부터 길조라고 인식되어 왔으며,

또 동물원측에 직접 확인을 해보지 않아서 사실인지 아닌지 확실치 않지만,

 

사슴은 먹이를 앞에 두고 혼자 독식할려고 하는 여타의 다른 짐승들과는 달리 동료를 불러모아서

함꼐 먹고자 울음으로 동료들을 불러모은다고 하니 이는 詩經에 나오는

 

" 呦呦鹿鳴(유유록명)  기쁜 소리로 사슴이 소리내며
  食野之芩(식야지금)  들판의 금풀을 먹는다. "

 

는 말처럼 길조라고 생각된다.

 

그렇다고

이는 단지 자연현상의 하나라고 보면 될일이지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여기에 너무 끄달리어 개념부여를 하면서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세상은 항상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주도해 나가고

자연과 우주와 인간은 항상 창조적이면서도 발전적 진화를 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인의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안함 침몰 사태를 바라보며   (0) 2010.03.31
심산(深山)의 봄  (0) 2010.03.26
에테르 선생님...   (0) 2010.03.24
잔상(殘像)  (0) 2010.03.24
자신의 저서를 절판토록 유언한 것은?  (0) 2010.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