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 행 ♤
제작기 둥지를 떠나
미지의 곳으로 향해가고 있는
각양각색의 지친 삶의
군상들이 어울어져 있다.
얼키설키 얽혀 있는 곳에서
도피하여 혼자이길 바랬지만
동행자와 함께 해야 하는
현실이 어쩔 수 없이 자리하고 있다.
생활에서 묻어나온 고뇌와
얼룩진 흔적들을 지우기 위해
몸도 마음도 내려 놓을 수 있는
안식처로 황망히 달려가고 있다.
정작 가슴 설레며 가는 이곳도
갈급하고
메마른 심령을
잠시 머무르게 할 뿐
되돌아 와야하는 짜여진 시간들이
마음을 바쁘게 재촉하고 있다.
벗어날 수 없는 주어진 테두리에서
소리없는 아우성과 함께
숨쉬고 살아가야 하는
넓은 들의 풀꽃 같은 우리 인생은
또 다른 세계를 염원하며
끊임없는 여행을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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