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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글

저녁 노을에서 느끼는 단상 하나...

요즘처럼 맑은 가을 저녁해가 넘어가기 직전에 만들어지는 저녁 노을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다 문득 떠오르는 생각은 힘차고 붉게 빛나는 아침노을에 대해서 감탄하는 사람들은 드물다는 사실이다.

어떤 일을 꿈꾸고 시작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은 힘들고 짜증나고 지겹고 도움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그 일이 완성된 후에 느끼는 성취감과 만족감, 그에 따른 행복과 보람은 지난 과정의 어려움에 비래해서 더 커진다.

형체도 없는 어떤 일을 처음 꿈꾸고 만들어 갈 때는 알아주는 사람이 많지 않지만, 눈에 보이는 실체적 존재로 만들어진 꿈을 보고서야 많은 사람들이 감탄하고 존경하게 되는 것처럼 아침 노을을 보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저녁노을은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이 바라보기 때문일 것이다.

저녁 노을을 보며 느끼는 또 다른 감상이 있다. 지금 아무리 화려한 아름다움이라도 이제 곧 쓰러져 다시 형체도 없이 어둠 속으로 사라질 것이란 당연한 사실이다.

잘못될 일 하나 없는 대대적인 성공을 거두었거나 사람들이 감탄할 정도의 걸출한 지위를 세상에 누리고 있는 사람이나 역사에 남을 멋있고 가치있는 작품을 만든 사람들이라도 늙어가면서 모든 열정이 사그러들어 힘이 빠진 채 단순한 자기 만족의 아름다움만 유지하려 애쓰는 모습을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뭔가 성공을 거뒀다고 내심으로 생각하는 순간부터 모든 것이 자신의 내부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지금까지 중요하게 생각했던 세상과 다른 사람과의 조화를 무시하고 단절하게 되기 쉽다. 성공의 또 다른 창조물인 자기만족에 따른 교만과 안이함이 오히려 더 큰 성공을 가로막는 실패의 단초로 작용하게 되는 이유다.

세상에 걸출한 이름을 남긴 개인들의 천재성은 감탄과 찬사의 대상이 되지만, 내면의 양심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인격적 존경과 신뢰의 대상이 되지 못하는 한 자신의 천재성이 오히려 삶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목표가 확실한 사람은 아무리 거친 들판에 있더라도 스스로 길을 내면서 앞으로 나가면서 그의 행동을 보는 사람이나 그가 만든 길을 따랄 가는 사람들을 감동시키게 된다. 세상이 주는 명예라는 상을 받을 수 있는 인격은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스스로 수양하고 닦아가는 과정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된다.

부모가 자식들에게 보이는 책임감과 솔선수범, 정직과 성실, 그리고 이해심과 포용력 같은 인격적 자질들이 자식들의 가슴에 신뢰의 파동을 일으켜 별다른 노력없이도 자기도 모르게 존경하고 따르게 만든다.
힘차고 강한 느낌의 아침 노을과 따뜻하고 화려한 저녁노을을 바라보며 우리 인생의 시작과 마무리를 생각해 보면서 오늘 하루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