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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글

세상에 공짜는 없다.

바람이 불고 날씨가 추워졌다. 날씨가 추우면 겨울 옷을 입으면 충분히 추위를 이길 수 있지만, 따뜻한 햇빛을 바라며 양지쪽 담벼락 앞에 앉아 하늘을 원망하는 사람들이 있다. 행동은 하지 않으면서 좋아하는 것은 이루고 싶어하는 공짜 심리는 우리 마음 속에 있는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다.

무료개방하는 박물관, 고궁, 혹은 미술관이든, 무료시식하는 백화점 음식코너, 2개를 사면 하나를 덤으로 끼워주는 백화점 잡화코너는 항상 사람들로 북적인다. 마라톤 대회에서 기념품에 연연하는 것도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공짜를 바라는 똑같은 마음이다.

자식들이 자신이 해야할 일은 열심히 하지 않고 부모의 무능력이나 자신의 생각이나 말에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집안 분위기 탓이라며 불만을 표현하는 것도 마찬가지 공짜심리이다.

공짜라는 사실은 '밑져야 본전'이며, 또한 우리가 선택한 결정에 뒤따를 실패나 손해에 대한 두려움을 제거하거나 해소시켜 주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 뜻대로 모든 것이 이루어지길 하늘에 대고 희망한다. 시험을 칠 때는 아는 문제만 나오길 기대하고, 연애를 할 때는 왕자와 공주같은 파트너이기를 고대하며, 마라톤 대회에 참가해서는 평소의 훈련량에 비해 훨씬 더 좋은 컨디션으로 개인기록을 세울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나 세상은 콩 심은데 콩나고 팥 심은데 팥이 나는 것처럼 세상 일은 자신이 뿌린대로 거둘 수 있을 뿐이다. 세상은 행동없이 뜻대로만 되는 것이 아니라서 훈련량이 충분하지 않아 마라톤 주로에서 생고생을 겪으면서 자신의 게으름을 반성하고 탓하며 정말 열심히 훈련을 해야겠다고 다짐에 다짐을 하지만, 바쁜 일상으로 되돌아와서는 그런 다짐을 했던 사실마저 잊어버리는 것이 우리들이다.

성공은 자신이 할 일에 최선을 다 했을 때 하늘이 주는 선물이지, 자신은 잘할 수 있는데 다른 사람이나 환경 때문이라며 모든 것을 세상 탓으로 돌리고 자신이 원하는 일이 이루어지지기만 기도하는 것은 전혀 쓸모가 없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사실은 도외시한 채 햇빛만 비치면 따뜻해질 수 있는데, 햇빛이 비치지 않아 상황이 풀리지 않는다는 북한의 주장처럼 스스로는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서 선물만 기대하는 것은 강도나 하는 짓이다.

마라톤 대회에서 달리는 동안의 즐거움은 평소의 훈련에 투자한 시간의 양에 비례하여 강도가 결정된다. '고통이 없으면 얻는 것도 없다'는 말이 진실을 다시 한번 생각한다. 세상에는 하나를 얻으려면 다른 하나를 버리거나 포기해야 한다. 고통을 느끼는 만큼 즐거움 또한 커짐을 마라톤에서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