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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글

학교 내 선생님과 학생 간의 소통부재, 무엇이 문제일까?

학생체벌을 없앤 것이 교사들의 학생지도력에 오히려 더 좋지않는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문제제기가 체벌반대에 찬성했던 전교조에서까지 나오고 있다는 말에 마음이 우울해진다. 교사들이 지금까지의 익숙한 갑의 위치에 의식이 고정된 채 학생지도의 방법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없는 경직된 시각에서 나오는 책임회피성 발언들이 아닐까 싶어서다.

소통에 가장 중요한 자세는 상대에 대한 존중이다. 설득력 있는 의사소통이 안되는 가장 큰 이유는 나 자신의 견해와 감정표현, 그리고 반응에 최우선 순위를 두는 것이다. 상대가 나의 입장에서 내 말을 들어주고 나를 존중해 주며, 이해해 주기를 바라면서도 나는 정작 상대의 말을 상대의 입장이 아니라 나의 입장에서 듣고 이해하는 실수를 범하기 때문이다.

옛 어른들 말씀처럼, 대접받고 싶으면 내가 먼저 상대를 대접하고, 존중받고 싶으면 상대를 먼저 존중해주면 저절로 해결된다. 선생님들이 수업이나 학교 생활에 제자들로부터 진정한 헌신과 몰입을 이끌어 내려면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마음속으로부터 제자들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필요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선생님들의 제자 존중심을 실제로 학생들이 느낄 수 있도록 적극적인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할 책임이 선생님들에게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을 최대한 존중해 주는 사람들과 함께 흥미롭고 도전할 만한 일을 하면서 성과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거나 칭찬받는 것을 자기 개발의 기회로 생각하며, 그런 것이 동기부여로 작용하여 다시 스스로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자신이 하는 일에 몰입하고 그 일이 가지는 비전에 헌신하게 된다. 이것이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자"는 국민적 비전을 제시하고 모범을 보인 고 박정희 대통령의 리더십에 따라 경제부흥을 성공시킨 저력의 실체다.

학교 생활에서 스승과 제자 사이의 지식전수라는 고전적이고 일방적인 상하관계에 고정된 사고방식에서 선생님들 스스로 먼저 의식의 벽을 깨고 스승과 제자가 정신적으로 융합할 수 있는 통섭의 장으로 먼저 나오지 않는 이상 현재의 학생체벌 문제는 논의의 실체에 접근할 수 없다.

그런 면에서 조금 이상한 비유지만 선생님들의 겸손한 마음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자신을 믿고 제자들과 눈높이를 맞춰 함께 할 수 있다는 용기가 필요하며, 이는 스승의 권위를 없애고 비굴해지라는 말이 아니라 오히여 학생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존중함으로써 독선적이 아니라 화합적인 새로운 존경의 권위를 만들라는 것이다.

학생들이 선생님들이 제시하는 목표를 지지하도록 만드는 최선의 방법은 학생들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우러나는 인간적 대접과 존중하는 태도다. "가까운 사람을 즐겁게 해주는 것이 먼 곳에 흩어져 있는 인재를 불러 모으는 비결"이라던 공자의 말도 이를 의미하지 않을까 싶다.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의학적 변수는 다이어트, 흡연, 운동, 스트레스, 유전적 특징, 약물처방, 외과시술 등 부지기수로 많지만, 존중하고 감사하는 삶의 태도보다 더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은 없다. 건강을 잃기 전에는 건강의 중요성을 알지 못하는 것처럼 선생님들이 먼저 학생들을 존중하고 학생들의 올바른 생활태도를 칭찬하고 격려하면 학교 문제도 크게 달라지게 되어있다.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으면 나의 생각이 넓어지고 내가 하고 싶은 말만 하기 좋아하면 그만큼 생각이 좁아질 수 밖에 없다. 가만히 앉아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주기만 해도 내가 관심을 끌기 위해 열심히 쫓아다니며 노력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친구가 생기고 문제가 해결된다는 사실에 답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