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nah's Gourd/ 요나의 박 넝쿨
우리 고지 박을 영어로 고오드(gourd)라고 처음 배울 때 같은 어원(語源)인가 하면서 기억하기가 좋았던 적이 있었다. 요나서의 박 넝쿨 이야기는 깊은 인상을 주는 비유이다. 요나가 야훼의 사역에 반항하고는 엇박자를 치는 인간의 심성을 재미있게 묘사하는 아주 짧은 스토리에 통쾌한 교훈을 준다. 요나는 북쪽 이스라엘의 왕 여로보암 때(약 786-746 BC)의 선지자이니 대략 2700년 이전의 일이다. 지금의 미국처럼 당시에 초 강대국이었던 아시리아(Assyria) 제국이 있었으니 그 수도가 지금의 이락 북쪽 티그리스 강변의 적어도 그때 수십 만 명의 인구를 가진 대도시가 니느웨(Nineveh)였다. 그 도시의 죄악이 만연하여 야훼의 진노를 샀고, 그 도시를 멸망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는데, 자비의 야훼는 최후의 기회를 주기 위해 요나가 멀리 니느웨로 가는 사명을 받는다. 돌이켜 뉘우치지 않으면 멸망한다고 선포하라는 것이다.
요나는 심사가 뒤틀렸다, 그 몹쓸 놈의 강대국 아시리아가 우리나라를 얼마나 괴롭혔는가, 옳구나! 망하는 꼴 좀 봐야지!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야훼의 명령을 거슬러 동쪽 육로가 아닌 엉뚱하게 서쪽 해로(海路)의 반대 방향인 욥바(Joppa) 항구로 나가서 그만 다시스(Tarshish), 지금의 튀니스(Tunis)로 가는 배를 탔다. 니느웨(Nineveh)는 지금의 이락 북쪽 도시 모술(Mosul) 지역인데, 아시리아 제국이 기원전 612년에 바빌론과 메데(Medes) 제국의 연합 세력에 의해 패망 된 이래로 폐허가 되었으니 완전히 사라졌으나 아직 요나의 때는 번창한 도시에 죄악이 넘치고 있었다는 것이다. 다시스로 가던 배가 심한 풍랑을 만났고, 나 몰라라 배 밑창에서 잠자던 요나가 발각되어 제비에 뽑혔으니 풍랑의 원인이라는 것, 그는 바다에 던져졌고 파도가 그를 삼켰다. 야훼가 준비한 큰 고기가 요나를 삼켜 밤낮 3일을 지내면서 야훼께 구했고, 야훼의 자비로 고기가 그를 해안에 토해내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다. 가기 싫던 니느웨로 끝내는 갔다, “회개하지 않으면 40일 안에 니느웨가 망한다!”고 사흘을 외쳤더니 온 도시 사람들이 다 뉘우치고 회개했으며, 야훼도 용서하고 재난을 면할 수 있었지만 요나는 속이 뒤틀렸고, 너무나 화가 났다. 꼴좋게 원수의 나라가 망하기를 학수고대했는데.......
분을 참지 못하고 씩씩대며 성 밖으로 나가 나뭇가지로 움막을 치고 있는데, 밤사이 박 넝쿨이 자라서 초막을 덮어주는 게 아닌가! 1611년 영국 판(KJV) 번역에 고지박 넝쿨(gourd vine)로 했고, 히브리어의 키카욘(kykayon/ קִיקָיוֹן)을 1917년 유태인의 영어 번역 때 박 넝쿨로 해서 우리도 그렇게 따랐는데, 실상 그건 성서에만 나와서 지금은 오히려 우리가 피마자[蓖麻]라고 하는 다년생 아주까리(caster oil plant)로 번역한다. 작열하는 자외선을 차단하여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니 요나는 잠을 잘 잘 수 있어서 너무나 도 기뻤다. 다음날엔 벌레가 넝쿨 뿌리를 갉아먹자 낮의 햇살에 금방 넝쿨이 마르자 더위를 이길 수 없어 요나는 극도로 화가 났다. “야훼여, 차라리 날 죽여 주소서!” “네가 수고치도 않은 박 넝쿨이 자랐고, 시들었는데 왜 화를 내는가? 너는 박 넝쿨 하나 귀히 여기지만 나는 니느웨에 좌우를 분간도 못하는 어린이만 12만 명이나 있다! 내가 그들을 아끼지 아니하랴?” 요나의 박 넝쿨은 급성장과 급히 시듦의 은유라고 하나 야훼의 우주적 사랑을 대변한다(욘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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