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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글

Smorgasbord/뷔페의 철학

Smorgasbord/ 뷔페의 철학


근년 한국에도 유행했던 뷔페는 불어, 여러 음식을 차려 놓고 원하는 대로 담아다 먹는 스몰가스보드(smorgasbord)는 스웨덴 전통이다. 스웨덴의 샌드위치를 뜻하는 스모르가스(smorgas)에다 식탁이라는 보오드(bord)를 합친 말이고, 뷔페(buffet)는 프랑스어의 찬장, 구내 식당과 함께 음식 상(床)을 말한다. 소위 바이킹(Viking)이 누구보다 먼저 바다를 누볐다는 데 그들이 바로 북 유럽의 큰 키의 사람들이니 스웨덴을 포함한 핀란드 노르웨이와 덴마크 쪽인데 그 가운데 스웨덴 문화에서 뷔페 형식의 성찬(盛饌)이 오랜 항해 끝에 돌아와서 그런 온갖 음식을 먹었던 전통이라고 한다. 그것을 프랑스와 러시아 황실에서 본 땄고, 후에 식당으로 발전하였던 것인데, 영어에선 버페이에 가까운 발음이나 우리가 불어에 가깝게 하여 한글로는 어색하나 마 ‘뷔페’가 표준이다. 한국엔 1970년대 이후로 유행, 생활의 여유로 외식(外食) 문화가 커지면서 대중화 되었다. 코로나로 뷔페에 가본 지 2년이 돼 오니 새삼 생각이 난다.
스웨덴 전통 관습의 스모가스보드는 차게 만든 생선 음식부터 먹으면서 차차 따스한 것과 뜨거운 요리로 먹는 순서였다 네. 차려 놓은 큰 테이블의 각종 요리를 자기 원하는 만큼 덜어다 먹는 게 뷔페의 원칙인데 한국과 중국의 식습관은 많이 푸짐한 스타일이라 무조건 많이 갖다가 남기는 경우가 처음에는 종종 생겨 뷔페 식당의 고육책(苦肉策)으로 남기면 벌금을 내도록 까지 했던 적이 있었다. 조금씩 자주 먹으면 될 걸, 한꺼번에 먹고 싶은 걸 많이 담아온 것은 촐랑촐랑 왔다 갔다 하는 건 좋은 예의가 아니었던 점잖은 관습의 결과였고, 남기는 넉넉한 체면에 서다. 그런데, 뷔페에서 양식, 한식, 중국 식, 피자 등도 있어 어떻게 먹을까 하는 생각과 스타일이 생겨난다.
처음엔 조금씩 먹어서 그 식당의 메뉴와 요리를 대강 간파한 다음, 내 가치의 우선순위를 정하고는 선택된 것을 담아오는데, 그래도 너무 많으면 어쩌나? 내 위장의 용량은 제한 되어있어 넘치면 안 되지. 얼마 전 태국의 큰 비단뱀이 용감하게 송아지를 삼켰는데 욕심에 삼켰다가 배가 찢어져 죽었다는 해외 토픽을 본 적이 있거든? 그럴 수는 없고, 그렇다고 가장 좋아하는 것만 많이 먹는 기호의 사람과는 내가 동의할 수 없단 말이야. 내 우선순위로 조금씩 맛보는 1차적 가치를 확인하고 선호하는 것으로 남겨둔 용량(capacity)을 마저 채우는 형식이다. 너무 많으면 깊지 못한 것이 박이부정(博而不精)이요, 너무 좁은 데로 초점을 집중하다 보면 나무는 보고 숲 전체의 아름다움을 볼 수 없는 흠결이 생긴다고 우리가 배워오지 않았나? 전미(全美)도 보고 디테일(detail)의 깊이도 어느 정도 즐기면 좋을 것 같아 서다. 뷔페 취향이 우리 가치 철학과 비슷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