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man Spirituality/ 인간의 영성
근본으로 인간에게는 종교성, 또는 영성(靈性)이 있었는가? 우리가 아는 현대의 종교(宗敎)는 그 역사가 불과 몇 천 년에 불과한데, 1만 년 그 이전에는 조직된 종교가 지금과 같지는 않을지라도 본래부터 종교성이 나타났는가? 인간은 자기 존재보다 더 큰 초월적 존재를 언제부터 인식하려 했는가. 역사가 기록되기 전의 기록을 알 수가 없으니 그것도 확실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수 만 년 전부터 곧 구석기시대(Paleolithic Age) 때에도 그런 영성이 있었다는 것이다. 성 바울(St. Paul)이 아테네에 처음 갔을 때 그들에게 ‘종교심이 굉장히 많다고[very religious] 했다(행17:22).’ 지금도 수천 년 전에 세웠던 파르테논 신전이 있는 바로 그 아래에서 바울이 그랬다. 인간에게는 보편적 종교성, 영성이 내재하고 있다는 전제다.
우리의 감상을 한 번 생각하면 나 자신의 의식에서 그런 내재된 영성(靈性)을 직접 체크할 수 있을 것 같다. 크리스마스와 같은 종교적인 명절에 그런 감상을 말이다. 코비드-19의 재변 때문에 2021년의 크리스마스가 내게는 가장 어색하였던 것이 그런 종교적 분위기에서 오래 살아왔기 때문이라면 비 종교인은 어땠을까? 내게는 실상 성탄절에 작은 드라마 한 편이라도 보고 싶은 욕구가 일었다. 그게 극장이나 큰 스크린에서 보면 실감을 더하겠지만 컴퓨터에서 이지만 내 감상에는 괜찮았다. 성탄절의 그런 즐거움이 없으면 성탄절의 감회를 실감키가 어렵지 않던가? 아기 탄생 성극[nativity], 호두 까기 인형 같은 발레나 크리스마스 캐럴 같은 영화를 가족과 함께 보면서 서양에선 그렇게 그 명절을 이어간다. 비록 그것이 상업적 현실과 맞물려 돌아갈지라도, 혹 많이 세속화 되었을지라도 말이다.
미국에선 75년 된 영화 프랭크 카프라(Frank Capra)의 크리스마스 고전 영화 ‘It's a Wonderful Life' 같은 걸 거듭 많이 보면서 성탄의 의미를 더하기도 한다. 같은 스토리와 드라마이지만 매해 반복할지라도 우리의 가슴 따뜻한 감동과 메시지를 시각과 청각을 통하여 다시 그렇게 깊이 잠기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인간의 깊은 자리에는 의례(rituals)에 대한 염원과 기대가 있는 까닭일지도 모른다. 조상 제사에서 우리 고유의 그 제례 절차에 따른 의식에서도 무언의 경건한 감화가 느껴지지 않던가? 비 종교인일지라도 장엄하고 엄숙하게 지은 고딕식 대성당에 함몰되는 영적 잠입이 영혼의 안식과 어딘가 에 안기는 평온이 느껴지지 않았는지. 영적으로 감성적으로 그런 의식에서 영감이 느껴지는 본성이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 감상은 현대인들만이 아니라 원시적인 고대인들에게도 있었다는 주장과 발견이라고 도 한다. 석기 시대에도 인간은 그런 의식이 있었다는 증거라고 하니까. 7만 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서 그때의 사람들이 남겨 놓은 암각화나 유적에서 그런 의례의 표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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