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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글

A New Beginning / 나의 2022년

A New Beginning/ 나의 2022년

서기 2022년
동녘 태양 다시 솟았네
새 빛 온 누리 비추니
아, 새것 좋은 것
신선한 시작이 설렌다
해만큼 가득한 희망인데
어찌 내 기뻐하지 않으랴

비단에 흰 색으로 먼저 하얗게 칠을 하고서 그림을 그리던 고대의 방법을 논어(論語 八佾)에서 공자(孔子)도 언급했으니 회사후소(繪事後素)이다. 그림을 잘 그리기 위해서는 흰 바탕이 우선이라고 말이다. 그 위에 그림을 그려야 때가 덜 묻고 잘 보존되기에 옛 화가의 기법이었던 것 같다. 공자는 사람의 바탕이 먼저 인(仁)하여서 거기 예(禮)를 갖추어야 참된 인격의 실행이 가능함을 설명한 그런 예화였다.

오늘 새해 첫날, 저마다 의 화폭인 비단 한 폭이 내 앞에 놓였다. 오래 보존되고 더러워지지 않도록, 그리고 소중하고 가치 있는 회화(繪畫)를 그려서 길이 간직할 걸작(傑作)에 착수할 찰나. 비단 바탕을 먼저 하얗게 흰 가루와 물감으로 먼저 칠한 후에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공자가 말한 후소(後素), 곧 하얗게 한 뒤에 그림을 시작한다고. 그 기초적 흰 바탕은 내가 이제껏 살아온 인격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겠다. 내 그릴 2022년의 그림은 내 인생이라는 화폭에 조화된 구도(構圖)를 잡고, 아름다운 색상을 골라서 채색을 잘 칠하며, 명암과 조화를 이루어내는 내 기법과 능력을 발휘해서 빚어낼 불후의 작품으로 말이다.

이 회화의 제목은 “나의 서기 2022년”이다. 내 칠십 하고 몇 개를 이미 해마다 하나씩 그려냈지만 또 금년의 또 새 작품이니 설레고 막중하지 아니한 가. 더 좋은 작품이 될 가능성은 그만큼 실력도 늘었고, 경험도 커졌기에 더 나은 결과일 것이기에 더욱 이나. 그간의 실수도 알고 장점도 깨달았고 감정의 다스림이나 색상의 강도를 절제할 줄도, 강조와 흐리게 해야 할 곳도 더 익숙하게 처리하지 않겠는가. 아, 다가오는 올해의 세모(歲暮)에 완성할 이 2022의 걸작의 붓을 든다. 내 인생 회화(繪畫)의 붓이 캔버스와 화폭을 신 나게 춤추고 컬러의 곡예(曲藝)가 박진감과 서스펜스(suspense)까지 묘사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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