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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글

젤렌스키와 푸틴 / Fearless & Feckless

젤렌스키와 푸틴/ Fearless & Feckless

유태계 혈통인 44세의 젊은 우크라이나 대통령 젤렌스키(Volodymyr Zelensky)가 새롭게 영웅처럼 보인다. 정치 경험도 없는 코미디 출신의 풋내기 대통령이라고 멋 모르고 비웃다가 한국에 와있는 우크라이나 출신 미녀 모델의 강한 항의를 받는 모 인사가 있는가 하면, 우크라이나의 전황을 현지에서 보도하던 BBC 기자의 얼굴에는 눈물이 흘러내렸고, 젤렌스키의 짧은 연설을 통역하던 동시 통역사가 울음을 참지 못하며 흐느끼자 세상 사람들이 함께 감동하기도 했다. “내게 는 지금 싸워야 할 무기(ammunition)가 필요하지, 피난 갈 교통 편이 아닙니다(I need ammunition, not a ride).” 젤렌스키의 이 말은 세계인을 감동케 한 결기의 명언이 되었으니, 이기적이고 술수의 위선자들로 가득하여 진정한 솔선하는 위인에 목 마른 세상엔 그가 실로 진솔한 이 시대의 영웅이 아닌가.

한편 굶주린 늑대처럼 주권 국가를 힘으로 침략한 푸틴(Vladimir Putin)은 죄 없는 우크라이나 국민을 무참히 짓밟는 히틀러와 같은 무책임한 폭군(feckless tyrant)이다. 그러나 방탄 쪼끼를 입고 핸드폰을 손에 쥔 채 온 국민과 함께 자유 독립을 위해 끝까지 함께 싸우자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는 세상이 얕잡아 봤던 용맹한(fearless) 초짜 대통령이다. “나는 여기 키예프에 있습니다. 러시아 군인들이 우리의 얼굴을 보고 공격할 뿐이지만 결단코 우리의 등을 보면서 총을 쏘지는 못할 것입니다.” 결코 도망가지 않고 정면으로 맞대고 러시아의 침략에 결연이 저항하겠다는 의미심장한 표현이다. 푸틴의 제1번 표적으로 암살하려 하니 탈출하라고 미국이 제안했지만, 그는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며 자신의 동영상을 세상에 내보내면서 퇴로의 교통 편이 아니라 내게 는 지금 무기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 말에 푸틴이 가스를 잠글까 봐 눈치 보느라 투구 3천 개만 보냈던 독일이 당장 러시아 탱크를 파괴하는 무기를 보내고 유럽이 전에 없이 큰 돈의 군사 원조를 제공하기로 하고, 러시아의 돈줄을 대폭 차단하는 제재에 들어갔다.

푸틴의 각본대로 잘되지 않아 점령은 지연되고 전쟁 비용은 막대해지게 된 데다 온 세상이 우크라이나를 응원하고 지원하게 되었으니, 수도 키예프(Kyiv)는 점령 당하지 않았고 제공권(制空權)도 러시아가 장악하지 못했다. 오히려 젤렌스키의 애절한 호소에 감화를 입은 EU의 지도자들은 러시아를 향해 전투기가 EU 회원국 하늘을 날 수 없다고 선언하였으며, 러시아는 훨씬 불편해졌고 그렇다고 중동 나라들의 공중조차 마음대로 날아갈 수도 없다. 크레믈린(Kremlin) 독재자의 위협은 이제 세계에서 배척을 받게 되었다. 폴란드로 피난 가던 남자들은 가족들과 눈물의 이별을 고하고 러시아군과 싸우기 위해 다시 우크라이나 조국으로 돌아가고, 여자들조차 총을 들며 단결하여 싸우겠다는 결의에 세계도 감동하여 해외의 전투 관록이 있는 외국의 재향 군인들까지 러시아와 싸우기 위해 우크라이나로 자원하여 간다는 뉴스다.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말한다, ‘우리나라 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유럽의 자유와 민주주의의 이상(理想)을 위해 싸웁니다!’ 푸틴은 휴전 협상을 시작했고 젤렌스키는 러시아가 당장 침략을 중단하고 돈바스 지역과 8년 전에 점령한 크림 반도를 반환하라고 요구했다. 압도적인 70%의 국민 지지를 받아 선출되었고 온 국민의 사랑을 받고 세계가 그를 위해 응원을 한다, 자기 목숨을 내놓고 두려움 없이 싸우는 젊은 젤렌스키의 용맹과 폭군의 야망만 지닌 푸틴은 세상의 왕따를 당해 핵무기 위협마저 들먹이는 비겁하고 무기력한 폭군이니 누가 이기겠는가? 당장은 러시아 침략군에 제2의 도시를 로켓포로 세례를 퍼붓고, 수도를 둘러쌌으며, 1차 정전 협상이 금방 끝나고 돌란드 국경에서 2차로 모이기는 합의했지만 푸틴은 공세를 더하여 혈투를 하고 있다. 어제 젤렌스키는 EU가입 신청서에 서명을 하고 신속한 절차로 가입 시켜 달라고 했으니, 푸틴이 가장 싫어하는 방향이라 전쟁은 절정으로 치닫겠지만 아, 그래도 마침내 는 자유와 독립의 결기가 의(義)의 승리로 이어지지 않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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