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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글

見危授命 / 대통령의 권리

見危授命/ 대통령의 권리

이(利)를 보면 의(義)를 생각하고, 위험을 보면 목숨을 내어준다는 ‘견리사의 견위수명(見利思義 見危授命)’은 논어(論語 憲問篇)에 나오는 공자의 말이다. 나라에 위험한 난관이 왔을 때는 자기의 나라를 위하여 자신의 몸을 내어 놓을 각오를 지닌다는 말이니 자신의 생명을 아끼지 않는다는 의미. 맹자(孟子)는 말했다, 군자는 의(義)를 생각하고 소인은 이(利)를 생각한다(君子喩於義 小人喩於利)고. 대통령은 실로 군자(君子)가 되어야 하며, 나라를 위하여 자기의 목숨도 내놓을 수 있는 충성의 사람이어야 하지 않을까?

누군들 자기 생명 소중하지 않는 자가 있겠는가? 지금 우크라이나(Ukraine)가 열흘이 넘게 러시아의 침략을 받아 온통 포탄이 터지고 사상자가 불어나는 다급한 상활이다. 신출내기 대통령이라고 세상 사람들이 여기던 젤렌스키(Volodymyr Zelensky)가 위기 상황에서 기자들에게 말했다. “여러분 각자와 똑같이 나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내 생명의 위험은 두렵습니다. 내 삶은 이 나라의 대통령이므로 내가 단지 내 생명의 위험에 대하여 두려워할 권리가 없습니다(I simply do not have the right to it).” 죽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 가마는 한 나라의 대통령이라는 책임을 맡은 사람은 자기의 살 권리마저도 제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깊은 의무감이 아닌가! 실로 죽기를 각오하고 자기 생명을 보전하도록 달아날 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자원하여 포탄이 쏟아지는 수도 키예프(Kyiv)에서 러시아의 침략에 항거 하면서 국민들과 함께 목숨을 내놓고 싸우고 있음에 온 세상이 감동하며 그를 높여 보게 된 것이다. 실로 공자의 견위수명(見危授命)을 실천하는 진정한 군자(君子), 온전히 성숙한 지도자다!

논어의 그 문장을 조금 더 보자. “이익을 보면 의를 생각하고, 위기를 보면 목숨을 내놓으며, 평소의 말을 잊지 않고 오랜 약속을 지킨다면, 역시 그는 가히 온전한 사람이 될 것이다(見利思義, 見危授命, 久要不忘平生之言, 亦可以爲成人矣).” 여기 성인(成人)이란 성숙한 사람으로 지금의 일반적인 개념인 장성한 사람[an adult] 그 이상의 뜻이니, 신체만이 아니라 정신과 인격을 갖춘 온전한 인간[全人], 참된 군자(君子)라고 할 수 있다. 평생(平生)이란 말도 일평생 동안이라는 말보다는 평소(平素)라는 의미가 되니, 늘 자신이 하는 평소의 말대로 약속을 지키는 신실한 사람을 말한다. 구요(久要)는 오래된 약속이니 한번 약속하였으면 지키는 평소의 약속을 실천하는 사람이다. 이 핵심은 위기를 만나면 수명(授命)이니, 목숨을 아끼지 아니하고 의(義)를 위하여 기꺼이 내놓을 수 있는 내면의 결의와 충심을 뜻한다. 이런 사람이 진실로 성인(成人)이며, 인격이 성숙되고 온전하고 전인적(全人的)인 군자가 된다는 의미다. 오늘, 20대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 날이다. 자신을 나라의 종(servant)으로 인식하는 젤렌스키와 같은 견위수명(見危授命)의 종이 뽑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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