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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글

탱크의 무덤 / Game Changer

탱크의 무덤/ Game Changer

6.25 때 소련 제 탱크가 서울로 밀려 내려오던 공포감은 우리의 오랜 스티그마(stigma)였다. 72년 전에는 대(對) 탱크 미사일도 우리에겐 전무(全無)하였으니 사흘 만에 탱크가 서울로 진격하지 않았던 가. 지금도 세계에서 12,400 대의 가장 많은 탱크를 보유한 나라가 러시아인데, 지난 주간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Wall Street Journal)의 기사 표제 하나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탱크의 무덤이 되었다(Ukraine Has Become a Graveyard for Russian Tanks)'고 했다. 그 어느 나라의 전쟁에서 보다 도 더 많은 그 강력한 탱크로 우크라이나에 들이밀고 사흘에 점령할 작전을 폈지만, 예상을 뒤엎고 3주간을 넘기면서 탱크 만도 5백 여 대를 잃어버리고 전쟁은 지연되고 치열하다.

현대 전쟁터에서는 더 이상 러시아의 탱크가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가, 아니면 전략의 실패와 우크라이나의 방어가 출중 했기 때문인가? 우리의 6.25전쟁에선 거의 무적(無敵)일 정도였던 소련 제 탱크의 전력(戰歷)을 가진 그 러시아 탱크도 수명을 이젠 다했나? 뉴스에서 우크라이나 들판과 길가에 러시아의 탱크가 불타오르고 가운데 위가 우물처럼 뻥 뚫리어 파괴된 것을 내가 보면서, ‘아, 그 소련이나 이 러시아의 두렵던 탱크가 저토록 빈 깡통이었나?’ 의아하면서도 한편 통쾌한 기분이 들었던 것은 왜 일까? 필시 내 생각 속에 그 탱크의 위력에 우리가 6.25때 그렇게 밀렸고, 30대의 내 선고(先考)를 끌어갔던 한(恨)이 아직도 서려있었기 때문일지 모른다. 그러나 지금은 세계 제일의 탱크가 독일 제이고 그 다음이 한국의 흑 표범(K2 Black Panther) 탱크라네! 미제와 영국 탱크보다 우수하고 러시아, 이스라엘, 일본, 프랑스의 것도 능가하며 세계 기네스 기록(the Guinness World Records)에 의하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전투 탱크로 자그마치 1대에 850만 미국 달러, 그 역량 또한 대단하다는 것이다.

지난 2월 24일 새벽에 침공한 러시아 군대는 오늘 3월 24일 거의 한 달이 되었지만 애초의 공격 목표보다 거의 10배나 지연되어도 러시아의 승전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능력을 과소평가하였으니 대통령부터 노인과 어린이에 이르기까지 단결하여 총력적으로 항거하고 방어할 줄은 몰랐던 것 같다. 탱크의 위력만 믿은 오판을 하고 있을 때, 우크라이나는 미제 성(聖) 재블린(Javelin)이라는 대-탱크 개인용 유도 미사일로 5 리에서 10 리 거리로부터 93%의 명중 률로 탱크를 때릴 줄을 러시아가 몰랐다는 말이 아닌가. 그리하여 발트해 3국과 서유럽의 나라들이 재블린 미사일을 사서 보내고 미국과 함께 수백, 수천 개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였으니 러시아의 탱크가 힘을 쓰겠는가? 스팅거(Stinger) 미사일이며, 터키가 만든 바이락탈 드론(Bayraktar TB2 drones)이며, 영국 제 대 탱크 미사일 등이 합하여 러시아 전투기와 헬리콥터를 공격하고 러시아 탱크와 장갑차를 파괴하므로 러시아의 공격 목표에 혼란을 준 것은 분명하다. 이로서 전쟁을 거의 상황 전환(a game changer)으로 이끈 것처럼 보일 정도이다. 러시아는 탱크보다 이제 장거리 미사일 공격으로 변해가는 것 같고, 심지어 핵무기 사용을 암시하는 듯싶어 세상에 위협을 기하려는 것 같다. 그만큼 푸틴이 절박한 기분에 빠진 것 같지 않은가. 나는 이제 6.25때의 소련 제 탱크에 대한 공포의 스티그마가 사라질 것 같다. 저렇게 취약한 러시아의 탱크 뿐만 아니라, 우리의 세계 최고의 흑표(黑豹) 탱크가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