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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글

내변산 산행














[내변산]

서해바다로 뻗어나온 화산암 투성이의 기암아래 아름다운 계곡과 호수(부안호), 폭포(직소폭포)가 곳곳에 숨어있고 아름다운 천년고찰 내소사가 포근히 안겨 있어 예로부터 호남 5대명산 중의 하나로 손꼽혀 온 산이다. 내륙쪽의 내변산과 해안쪽의 외변산으로 구분되는 변산반도 산행은 대부분 내변산쪽의 봉우리, 옥녀봉, 관음봉, 선인봉, 의상봉 등을 오르게 된다

점묘법으로 완성된 연두빛의 풍경화
전날 선운산에 이어 변산 산행길도 출발부터 시흥이 절로 난다
연분홍빛의 산벚과 복사꽃, 붉은 진달래, 노랗게 흐드러진 개나리, 산수유가 포근하게 산을 수놓고.. 기암괴석 위로 선연히 빛나는 푸른 하늘, 투명한 연두빛의 숲, 그 사이로 삽상한 바람이 들며 나며 젊은 이파리들을 애무한다. 봄의 대기는 깨끗하고 달다. 헐거워진 남도의 붉은 흙, 그 관능적인 숨구멍으로 봄기운이 스며들어 겨우내 움츠리고 있던 생명을 깨우고 그 생명의 기운은 내 눈을 통해 심장까지 전달되어 한 지친 생명은 또다시 힘을 얻는다.
계절의 변전을 통해 생명이 나고 스러지는 모습을 보는 일은 늘 새롭고 경이롭다. 올초 인제 원대리의 얼어붙은 눈밭에서 자작나무숲을 보던 처연한 감성은 이제 남도의 봄산에서 새잎과 꽃을 보며 삶의 환희로 가슴이 벅차 오른다. 그래서 나이들어 하는 여행은 젊어지는 일이다. 자연의 부활을 보며 희망과 용기를 가지게 된다. 친구들에게 말했다. ”가급적 나가 놀자. 이젠 놀 시간도 얼마 안 남았다. 전투하듯(?) 놀아야 된다. 나가 놀면서 보내는 하루와 집콕해서 보내는 하루는 시간의 길이가 틀리다. 시간에도 비중이 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야물딱지게 놀자“

관음봉에서 내려다 보이는 곰소만. 변산반도와 건너편 고창군의 나지막한 들판 사이로 깊숙이 들어온 얕은 바닷물에 봄기운이 가득하다. 친구들의 땀에 젖은 얼굴에 자랑과 기쁨이 가득하다.
이번 원정산행도 성공이다!

<등산코스>
내변산분소-사자동-직소폭포-재백이고개(삼거리)-관음봉삼거리-관음봉-세봉-세봉삼거리-내소사 (약 10km/6시간)
** 관음봉(해발 420m), 세봉(402m) 등 높은 봉우리는 아니나 업다운을 계속해야 하는 봉우리들이 많아 초여름같은 날씨에 꽤 힘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