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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글

挑李年華 / 인생전반

桃李年華/ 인생 전반

여자 20세쯤의 아리따운 나이가 도리연화(桃李年華), 화신연화(花信年華)다. 필시 옛 사람들도 여자의 가장 아름다운 나이를 그 때로 여긴 것이다. 화신연화란 꽃이 피는 아름다운 꽃 소식의 나이라는 말이고, 도리연화는 꽃들이 지금처럼 종류가 많지 않던 자연에서는 봄에 만개하던 붉은 복숭아 꽃과 하얀 오얏 꽃이 그렇게 어여뻤던 것 같아 그때의 나이를 복사꽃과 오얏 꽃의 좋은 세월이라고 하지 않았겠는가. 특별히 그 아름다운 나이가 되면 시집갈 때를 기다린다 해서 대년(待年), 대자(待字)로 도 불렀다. 여자의 시집갈 나이를 표매지년(摽梅之年)이라고 도 말하니 이는 시경(詩經 召南 摽有梅)에서 나온 말로 매실이 익으면 떨어져서 혼기를 놓칠까 걱정하는 글로서 시집갈 나이를 말한다. 예전에는 남자는 20세에 여자는 15세에 결혼할 수 있고, 30세까지 했던 것 같다.

처음 태어나면 영아(嬰兒)라 하여 갓난쟁이이니 인생이 처음 출생하여 강보(襁褓)에 싸인 한 살 미만의 영아를 강보(襁褓)라 부른다. 2, 3살까지는 해제(孩提)라 아해(兒孩)라고 했고, 해제지동(孩提之童)을 삼척(三尺), 삼척해제(三尺孩提), 삼척동자(三尺童子)라 함은 어려서 키가 석자가 된다는 말이다. 6, 7세 아이는 시츤(始齔)이라 하여 이를 갈기 시작하는 나이고, 이를 갈게 되는 여자아이가 조숙해서 7살, 남자 아이는 8살을 초년(齠年), 그러니까 남녀의 일곱 여덟 살 나이에 젖니[乳齒]가 빠지고 영구치(永久齒)가 나오는 나이를 초츤(髫齔) 또는 초령(髫齡)이라고 한다. 10살 미만의 아이를 황구(黃口)라 한 것은 어린 아기 새들을 보고 그 부리가 노랗던 것과 같아서 노란 입이라는 말이다. 예전에 아이는 머리를 뒤로 땋아서 느렸으니 이를 총각(總角)이라 했고 총각이 우리가 지금까지도 사용하는 결혼하지 않은 어린 남자를 일컫는 말이 되었다. 어린 나이의 아이를 수초지년(垂髫之年), 수계지년(垂髻之年)이라고 했던 것은 고대의 어린 아이의 머리가 드리워져서 묘사한 표현이니 미성년자와 같은 뜻이다.

10세의 어린이를 유학(幼学)이라 한 것은 예기(禮記 曲禮上)에 “인생 10년을 어리다고 하니 배우는 나이다(人生十年曰幼 学)” 란 데서 나온 말이다. 고대에는 한자를 쓸 때 지금의 마침표와 같은 부점(附點)이 없어서 그때 사람들이 두 글자 유학(幼學)을 붙여서 따왔기 때문에 그만 10살을 유학(幼學)이라는 대명사가 되었던 것이라고 해석한다. 본래는 인생의 열 살에는 어려서 학습을 한다는 설명이었는데 그것이 10살을 지칭하는 것으로 인식되어 왔다는 말이다. 공자의 말에 15세를 지학(志學)이라고 한 것은 논어(論語)에서 나온 표현이다. 20세를 약관(弱冠)이라 함은 예기(禮記 曲禮上)에서 유래했다. 여자아이에 대한 표현에는 12살을 금차지년(金釵之年), 13, 4세를 두구연화(荳蔲年華), 남자 13-15세를 무작지년(舞勺之年)이라고 도 하니 활 쏘고 말 타는 등을 연습하고 글 공부의 중요한 때로 문무(文舞)의 뜻인 무작(舞勺)이라 했다는 것이다. 15세를 급계(及笄)라 함은 예기(禮記 蔠則)에 15세 때 비녀를 꽂는다는 해석이다. 여자 16세를 벽옥연화(碧玉年華), 또는 파과지년(破瓜之年)이라 한 것은 옛날에 과(瓜)자를 파자(破字)하면 이팔(二八)이 된다 하여 2x8=16의 논리를 적용했던 탓이니 그 나이에 터진다[拆]는 뜻으로 생리가 시작된다는 암시였다. 또 남자 15세에서 20세 사이의 나이는 무상지년(舞象之年)이라 했는데 이는 고대에 무사의 춤[武舞]에서 나왔으니 무예(武藝)를 익히는 나이가 되어서 일까? 세월의 변천과 나이의 현상은 사람이 태어나서 성장 과정을 말하고 있지 않는가, 아름다운 인생 전반의 모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