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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글

Extension by Exercise/ 효제(孝悌)의 요체

Extension by Exercise/ 효제(孝悌)의 요체

인의(仁義)가 무엇인가? 이는 공맹(孔孟)이 내놓은 인생의 요체(要諦)인데, 정작 그것이 대단히 이론적이라는 막연한 느낌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유학(儒學)이 실상인 이 실천은 실용주의라 할 수 있다. 도학(道學)이니 사서삼경(四書三經)이니 하면서 어려운 고전(古傳)과 깊은 학문으로 전제를 하는 바람에 대단한 이론과 사변적 논리로 상상하기 쉽다. 그러나 대단히 현실적인 일상의 실천이다. 인의(仁義)의 실체(失體)를 영어로는 ‘실천의 확장(extension by exercise)’으로 설명한다. 맹자(孟子 離婁上)에 의하면 간략히 요약해서 사친 종형(事親從兄)이라 했으니, 어버이를 섬기는 사친은 효(孝)이고 형을 따르는 종형은 공경의 제(悌)이므로 유학의 중심인 효제(孝悌)의 도리이다.

어질다는 인(仁)이란 착하게 사랑하는 인정이며 자비하고 어질게 행동하는 선행의 덕(德)이니, 영어로는 사랑(love), 인자함(benevolence)이라 대개 번역한다. 의(義)는 옳고 공평하고 평평함이니 영어로 정직과 공정과 같은 뜻의 의로움(righteousness)라 번역한다. “맹자가 말했다, ‘인(仁)의 실천은 부모를 섬기는 것이고, 의(義)의 실천은 형을 따르는 것이다(孟子曰, 仁之實 事親是也 義之實 從兄是也’).” (The core of benevolence is serving one's parent, the core of righteousness is obeying one's elder brother). 사람은 누구나 자기로부터 시작하여 가장 가까운 사람 즉 가족 곧 그 중에도 나를 낳아주고 길러주는 부모를 섬기는 것이 인간에게는 근본적인 사랑이며 친절하고 인자하게 대하고 싶은 것이라는 원리를 적용한 맹자의 시도이다. 나와 가장 가까운 부모를 사랑하고 공경하고 그것을 부모 다음으로 가장 가까운 가족의 형제 자매에게 로 확대되어 나가는 것이니, 그것을 의(義)라고 규정하여 옳은 행동 공정한 행동이라는 해석이다. 가장 먼저 부모를 사랑하고 공경하면 그 다음으로 형님을 따르며 순종하는 것이 의[righteousness]라는 설명이다. 인(仁)이란 사랑을 주장하는 것인데, 어버이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 간절한 사랑이 없다(仁主於愛 而愛莫切於事親)는 것이 맹자의 논리가 아닌가. 또 의(義)는 공경을 중심으로 하니 형을 따르는 것보다 더한 공경은 없다(義主於敬 而敬莫先於從兄)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의(仁義)의 도(道)는 그 쓰임이 지극히 광대하지만 그 실제는 어버이를 섬기고 형을 따르는 그 사이를 넘어서 지를 않는다(故仁義之道 其用至廣, 而其實不越於事親從兄之間)는 말이다. 대개 그것은 양심에서 나와서 가장 친근하고 정밀하면서도 실제적인 것이다(蓋良心之發 最爲切近而精實者).

이렇게 사친 종형(事親從兄)이 유학의 5가지 떳떳한 덕목인 오상(五常) 중의 인의(仁義)에 해당하고, 이어서 지예신(智禮信)도 설명한다. 지(智)의 실체는 어버이 섬김과 형을 따르는 두 가지를 알고 떠나지 않는 것이요(智之實 知斯二者弗去是也), 예(禮)의 실질은 이 둘을 조절하고 문채 나도록 하는 것이다(禮之實 節文斯二者是也). 악(樂)의 실질은 이 둘을 즐거워하는 것이니, 즐기면 생기가 나고 생기가 나면 어찌 그만 두겠는가, 그만 둘 수 없으면 발이 뛰고 손이 춤추는 것을 족히 알 수 없을 정도가 된다(樂之實 樂斯二者, 樂則生矣 生則惡可已也, 惡可已 則不知足之蹈之手之舞之). 그토록 양심에서 나온 순수하고 정밀한 것이어서 그것을 알고 실천하는 예절은 실행이 즐겁고 춤을 추듯 한 기쁨이니 효제(孝悌)의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은 인간 생활의 실천적 요체(要諦)일 뿐만 아니라 우리 삶의 행복이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