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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글

5.16 군사 혁명(革命) / The May 16 Military Revolution

5.16 군사 혁명(革命)/ The May 16 Military Revolution

혁명(revolution)은 대단히 급격한 변화(a very sharp change)를 말한다. 라틴어 혁명(revolutio)은 ‘되돌림(a revolving/ a turn around)'으로 정치 권력이나 조직에 반란을 일으켜 근본적이고 빠른 변화를 이른다. 묵은 정권을 뒤집어 엎은 소위 ‘5.16 혁명’이 우리 생애에 일어났던 역사적 현상의 환갑도 더 지난 62년 째 되도록 우리 역사가들이 아직도 그 정체성[identity]을 결정하는 제대로 된 이름도 못 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혁명[the Revolution]이랬다가 다시 정변(政變)이라고 했다가 또는 어정쩡하게 그냥 5.16사건이라 머뭇거리기도 한다. 왜 그런가? 그것은 객관성의 결여 때문이다. 역사(歷史)를 자기의 이해관계로 해석하려는 주관적인 견해를 고집하는 까닭이며 그것 때문에 충돌적인 감정까지 동원하고, 이해 관계에 까지 적용하러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은 역사를 배우는 다음 세대에게 혼란만 초래하고 합리적 이해를 어렵게 만든다. 그렇다고 초, 중고등학교의 역사 교실의 자율에 다 내버려 두지도 않는다. 정치 세력이 바뀌거나 교사에 따라 주관적 견해에 방점(傍點)을 두고 가르치므로 객관성을 잃게 되는 비합리성은 결국 학생들만 혼란에 빠뜨리고 편벽 되게 만든다.

역사는 이미 일어난 과거의 사건[the happening]이라 좋던 싫던 과거를 되돌릴 수는 없다, 다만 그것을 어떻게 이해하는 가는 공부하고 가르치는 자의 입장에서 받아 들여지므로 해석이 다를 수가 있다. 대개 승자(勝者)의 스토리가 역사라고 말하지만 그렇다고 그 강요를 후대의 사람들이 그대로 굴종 하는 것은 아니다. 즉각적인 위해(危害) 때문에 부득이 승자의 편에서 당시에는 그렇게 배울 수밖에는 없어도 그 배우는 자의 양심과 상식과 합리적 논리까지 강압 하지는 못한다. 그러므로 정권이 바뀌거나 역사가 지나간 뒤에는 얼마든지 해석과 이해를 학습자의 합리적 판단에 따라 재해석하고 새롭게 또는 다른 관점에서 뒤집어 파악할 수도 있고 나아가 비판할 수도 있다. 지금 자유민주 체제의 헌법 아래서 양심과 이성으로 살아가는 대한민국에서 어떤 세력에 의해 강압으로 역사를 배워야 한다는 말인가? 그렇다면 그것은 전제주의 체제나 비합리적 야만 사회와 같은 행위가 된다는 말이다. 정변은 불법적인 소수의 정치적 목적에 의한 행위를 뜻하고, 혁명은 극단적인 무력이 동원될지라도 정당화될 수 있는 부조리한 현상을 양심과 합리적 방법으로 새로운 변화를 가져와서 그 사회나 국가를 더 나은 가치로 변화 시킨다는 의미가 된다. 그래서 불법적으로 군대를 동원하여 무력으로 정권을 빼앗았지만 정당화 되어서 온 국민이 환영하는 변혁의 혁명을 이루었다면 혁명이라고 이름 지을 수 있다. 신라의 부조리를 부순 것은 후백제의 견훤(甄萱)이 훌륭하였지만 새 나라를 이룩한 왕건(王建)의 고려를 우리는 역사로 채택한다. 역성혁명(易姓革命)의 불법적인 권력 찬탈이라 할 수 있지만 이조(李朝) 500년을 우리의 정사(政事)로 채택하고 조선의 정변이라고 는 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혁명 세력에 의한 권력 승계가 끝났을 때 김영삼 대통령 때에 소위 문민 정부(文民政府)라면서 5.16은 불법적인 정변(政變)이라고 다시 규정하기에 이르렀고, 그 뒤를 이어 소위 민주 정권이 계속되면서 여전히 정변이라는 말로 규정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변이라는 정의에 다 찬동하지 않으니 소위 보수 편에서는 정변에는 소극적 응락이다. 역사는 역사가들이 평가하게 하고, 편향적 이해관계나 정권 차원으로 편중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역사는 흘러갈 것이고, 지금 편중 시킨다고 계속 그리로 가지도 않을 것이며 혼란만 초래하고 국민 분열만 야기할 뿐이다. 어쨌 거나 간에 62년 전에 이미 벌어졌던 역사였으니 불법적 정변이든 정당하다고 여기는 혁명이든 사실을 배우고 가르쳐서 정파적인 주장은 각자의 비판에 맡기면 된다. 4.19도 의거(義擧)라 했다가 문민 정부 이후에 혁명이라 재 정의했다. 혁명은 혁신적인 변화의 성취를 이룬 사건을 두고 하는 뜻이면 4.19는 부정부패를 무너뜨린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으로 혁명을 완수하여 새로운 정부를 성취하지는 못했고, 그것 때문에 무너진 정부를 다른 방법으로 변화했으므로 혁명이라는 말은 다소 확대되었다고 볼 수 있지만 5.16은 우리 사회를 완전히 새롭게 변화를 성취하여 가부 간에 엄청난 변혁이 일어났으므로 혁명이다. 그것이 불가피했다고 해도 합법적인 것은 아니었으니, 그것을 혁명이라는 이름으로 정의는 하되 그 동기와 과정에 대한 역사 학습자의 이해는 제대로 가르쳐야 객관성을 통한 합리적 역사를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