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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dapest Memorandum/ 우크라이나의 후탈(後頉)

Budapest Memorandum/ 우크라이나의 후탈(後頉)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부다페스트 각서(the Budapest Memorandum)의 뒤탈의 결과인 셈이다. 각서(覺書)는 약속을 지키겠다는 문서로 양해각서(諒解覺書)라고도 하지만 약간 느슨한 계약의 일종인 것 같다. 조약(Treaty)보다는 속박이 약한 동의와 같아서 확고한 약속이 취약한 감을 주어서 일까? 1994년 소련이 무너지고 나서 우크라이나에 남겨 놓은 핵무기가 자그마치 1,800기가 있었으니 단거리 탄, 전략 무기, 항공 미사일과 같은 무기들이었다. 냉전이 종식되었다고 생각하기에 이르렀고 미국에 대한 강대한 신뢰도가 가장 높았을 때인 데다가 핵무기를 소유한 나라를 줄이려던 참이어서 새로이 독립한 우크라이나를 설득하여 모든 핵무기를 포기하게 하고 그 나라의 안보를 약속했던 것이다.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5개국이 다 핵무기를 가졌고 그 외의 나라는 갖지 못하게 하였지만 인도와 파키스탄, 이스라엘과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은가? 이 4개국은 NTP(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에 가입되지 않은 채 핵 보유국이 되었다. 1994년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이 우크라이나에게 안보를 약속한다는 각서와 함께 모든 당시의 우크라이나 핵무기를 러시아에 넘겨주었던 것이 소위 부다페스트 각서인 것이다.

그 각서를 무시하고 러시아는 2014년에 우크라이나의 크림 반도와 서부의 돈바스 지역을 침략하였고, 지금은 완전히 자국에 병합하려 한다. 금년 2월에 다시 우크라이나를 전면적으로 침공하면서 근 3달의 전쟁을 이어가면서 끝이 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어찌하여 강대한 러시아를 상대하여 우크라이나는 싸울 준비를 했을까? 8년 전에 러시아가 침략했을 때 부패와 잔혹성에 항거 하면서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새로운 사명과 단합으로 일어서게 되었고, 금년에도 결사적인 항전을 하게 되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Ukraine)를 흡수 통합하려 하고, 중국은 대만을 흡수 통일해 다스리려 하는 현상은 인접한 이웃 소국들에게 오래 묵은 불평을 자아냈다. 썩어 빠진 패권주의의 망령(亡靈)을 되살리려는 두 강대국이 지금 유럽과 동아시아에서 긴장을 촉발하고 이웃들의 불만을 터트리게 한다. 강대국의 의지로 밀어붙이려는 데에 작은 민족 국가들은 결사적으로 대항해야 하는 방법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

1994년에 1,800기의 핵무기를 포기했던 안타까운 우크라이나의 안보를 누가 지켜주겠는가? 약한 그들 자신만이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고 핵으로 위협하는 강대한 러시아를 상대로 외롭게 싸워야 하니 말이다. 다행히 미국과 서방이 약간 뒤늦게 라도 지금 적극 지원하고 있어 러시아의 뜻하는 바대로 온통 점령 당하지는 않았다. 우크라이나가 스스로 국방의 각성을 했으니 그 부다페스트 각서조차 보장 받지 못하는 비극을 지금 경험하고 있지 않는가. 그로서 타이완이 새롭게 국방의 각성을 하고 있고, 핀란드와 스웨덴이 정신을 차리면서 나토(NATO)에 가입하려고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사태를 보면서 독일도 예산의 2%대로 국방비를 올리기로 했고, 미국도 현재 예산의 3%에서 증액할 것 같으니, 한국은 어떠한가? 우크라이나가 당면한 부다페스트 각서도 강대국들 사이에서 확약 받을 수 없었다. 우리의 새 정부도 절실히 안보의 각성을 하고 있으리라 여기지만, 한 번 더 각성을 촉구한다, 저 부다페스트 각서를 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