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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글

Miscalculation/ 단디 해라

Miscalculation/ 단디 해라

칼을 쓰거나 작두를 처음 쓸 때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신신 당부하는 말은 ‘단디 해라’였다. 조금만 실수를 하면 크게 다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어려서 칼과 낫에 베이고 찔린 상처들은 단디 하지 못해서 빚어진 흔적들이다. ‘단디’는 거의 사어(死語)가 되었으나 내가 어렸을 때는 아주 많이 듣던 어른들의 당부였는데, 반대로 ‘데면데면’은 장성 해서 배운 말이니 조심성이나 붙임성이 없는[inattentive] 행위를 형용한다. 근실(勤實)함이나 신중(愼重)하지 못한 경우이다. 게다가 오판(miscalculation)은 전쟁에서 패전과 죽음의 결과를 초래하고, 사업 전략에서는 실패와 엄청난 손실을 가져온다. 단순 실수나 너무 익숙해진 뒤에 부주의하다가 다친 경험이 우리에게 많지만 사회나 국가의 정책 결정자가 틀린 정보와 잘못된 판단을 바탕으로 오판을 했다가 치명적일 수가 있다. 자기나 자기편에 유익하게 만 생각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그것이 옥 셈이 되는 경우도 있지 않던가? 옥 셈이란 안으로 오그라든 계산이란 말로 자기 이익의 편향으로 계산했건 만 그 반대로 더욱 자신에게 손해가 나는 경우를 말하는 순수한 우리말 표현이다.

지금 근 4개월을 싸워도 승산이 나지 않는 푸틴의 전쟁이 우크라이나에 엄청난 희생을 끼치고 러시아에도 심각한 피해이며, 세계적 에너지 불균형과 물류 정체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 여간 크지 않다. 푸틴은 단시일 안에 막강한 러시아 군사력으로 우크라이나를 점령하고 자신의 꿈을 확장할 계산을 했지만 실상은 도리어 옥 셈이 되었으니, 제 나라에 씌워진 서방의 경제 제재와 러시아를 향한 적대감은 거의 유럽 전체에 긴장감을 주었고 독일 같은 나라도 돌아서서 엄청난 군비로 러시아를 대항하려는 게 아닌가. 만약 빼앗았던 크림 반도까지 토해야 한다면 엄청난 전쟁 물자의 소비로 입은 러시아 군사력의 약화에 다가 경제적 손실에 세계적 적대감으로 돌아온 그 손실이 얼마나 잘못된 옥 셈이 되겠는가.

서방 나라들도 지금껏 푸틴(Vladimir Putin)을 오판 하고 잘못 다루어왔음을 충분히 헤아리게 되지 않았나. 그루지아, 시리아, 8년 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여러 번 남의 피를 흘렸고, 러시아의 확장에 심각한 야욕이 드러났는데도 푸틴에 대한 미국과 서방의 대처에 실수를 했다는 사실이다. 우크라이나의 흑해 쪽 크리미아(Crimea) 반도를 빼앗겼을 때 돈바스(Donbas) 지역을 침공했을 때 익히 경험하면서도, 미국과 서유럽은 ‘쯧쯧’ 혀를 차면서도 국방비를 삭감하여서 복지 금으로 자국민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들의 에너지 안보는 소위 비탄소화(decarbonization)라는 이유로 러시아에 넘겨주었고 독일은 경제적 이익 때문에 러시아의 개스를 직접 바다로 배관을 묻어 공급 받으려 했다. 더 나아가 푸틴은 탱크와 함께 근 20만 러시아 군대를 우크라이나 사방으로 둘러 배치 시켰을 때, 서방 국가들은 개인이 마스크를 쓰도록 강제해야 하는가 에 대한 논쟁을 일삼았고, 미국은 결혼한 여자와 미혼 여성과 이혼한 여성의 호칭을 Miss, Mrs, Ms.로 하는 가에 대해 한갓 된 사회적 논쟁을 가열 시켰고, 이어서 동성애자와 양성애자, 성전환자의 대명사를 무엇으로 부를까를 거듭 논쟁하고 있었다. 그리고서 호되게 40년 만의 극도로 인플레이션을 당하여 조 바이든 대통령은 그게 러시아 때문이라고 탓을 하니 그의 인기는 바닥을 칠 수밖에 더 있겠는가? 데면데면한 푸틴에 대한 대처를 왜 진작 ‘단디’ 하지 않았던가! 안일한 오판이 가져온 대가가 아니란 말인가? 북한의 핵무기를 다 만들도록, 비대칭의 핵무기로 위협을 당하도록 데면데면하게 대해온 대한민국은 왜 진작부터 ‘단디’하지 않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