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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의글

정체성 인플레이션 / Stagflation

정체성 인플레이션/ Stagflation

스태그플레이션? 언론에선 영어 그대로 사용하는 전문 용어의 빈도가 많아지는 것 같다. 경제학의 기초를 익히지 않으면 많이 들어도 분명한 감이 잡히지 못할 때가 있지 않는가. 요 며칠 사이에 부쩍 이런 경제 술어가 마구 쏟아졌으니, 인플레(inflation),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경기둔화(slowdown), 불경기(recession)와 같은 표현 말이다.

소위 지금 걱정들 하는 ‘정체성(停滯性) 인플레이션’이라고 번역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 무엇인가? 시장의 경기나 사업의 부진이나 불경기라는 스태그네이션(stagnation)에다가 물가는 여전히 올라간다는 인플레(inflation)을 합쳐서 만든 말이 바로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다. 경제적 실상인 시장의 경기가 가라앉는 침체(沈滯) 현상이면서도, 물가(物價)는 계속 오르는 형편이라는 현상이다. 그게 지금 뉴욕 증권을 내리게 하는 걱정거리였고, 따라서 한국의 증권도 다음날에 곧장 그런 영향을 직접 받으며, 덩달아 사람들은 미국 달러를 선호해서 달러가 비싸지고 우리 원화의 가치가 더 떨어졌다는 결과이다. 그게 인플레이션이 되고, 그걸 끌어내리기 위해서 소위 기준율이라는 이율(利律)을 정책적으로 올려서 미국이 역사에 아주 드물게도 한꺼번에 0.75%를 올리고도 다음 달에 또, 금년 말까지 더 올리겠다는 게 아닌가. 그래서 한국도 이율을 올리지 않을 수가 없고 온 세상이 그에 보조를 맞출 수밖에 없는 처지라서 세상이 소용돌이치는 것이다.

코로나 전염병으로 경제 불황이 될 것을 염려하여 미국을 위시하여 돈을 마구 풀었으니, 경제학적인 용어로 소위 현금의 양적 완화(量的緩和)라는 것인데, 돈이 마구 자유롭게 돌아서 경기를 활성화하고자 하는 의도였다. 그 결과 세상에는 돈이 너무 많아지고 이자는 너무 싸서 너도나도 마구 빌려 쓰다가 보니 물가가 오르고 집값이 뛰는데, 화폐 가치가 떨어져서 물가고(物價高) 곧 걷잡을 수 없는 인플레이션으로 치달아서 벌어 논 돈의 가치가 쪼그라 드는 현상이 생겨서 이다. 그래서 이율을 올리니 이번에는 반대 현상으로 이자가 비싸져 담보 대출로 은행에서 빚 내다가 아파트를 샀는데 매달 갚아야 할 이자 상환 금이 폭탄이 될 것이란 말이다. 그러므로 이자가 비싸서 돈 빌리기가 힘들게 되며 인플레로 오른 물가로 인하여 돈 쓰기가 어려워 돈은 귀해지면서도 물가는 자꾸 올라가는 현상이 바로 스태그플레이션이 될 거란 말이다. 다른 말로는 인플레로 인하여 경기는 침체되면서도 물가는 여전히 인플레이션으로 비싼 형편이라는 것이니, 불경기가 다음에 밀려올 것이라는 불안이 바로 스태그플레이션의 예상 문제다. 불안하게 하는 것은 그게 1990년대 말에 불어 닥쳤던 IMF사태와 비슷하게 큰 불황이 내년이나 혹 그렇게 될까 걱정하는 때문이다. 그렇게 미래에 벌어질 불안을 지금 앞당겨서 걱정하는 현실로 바로 미국이 지금 방금 전에 뉴욕 다우존스 지수가 741포인트나 또 떨어졌고, 담보 이자 율은 근 6%까지 올랐다는 게 아닌가.